[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 대립 속에 14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부분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번 셧다운은 DHS 예산 연장안 처리가 무산된 데 따른 것으로 국토안보를 담당하는 핵심 부처 기능 일부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쟁점은 이민 단속 과정에서의 책임성과 투명성이다. 민주당은 지난 1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진행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 중 알렉스 프레티와 르네 굿 등 미국 시민권자 2명이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시 연방 이민 집행 요원이 작전과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민을 사살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과도한 무력 사용과 통제 부실 논란이 확산했다.
민주당은 ▲요원들의 보디캠 착용 의무화 ▲단속 시 복면·마스크 착용 제한 ▲주거지 진입 시 사법부 영장 의무화 등 이민 집행 전반의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조항을 예산안 통과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국토안보부가 제대로 된 책임 구조 없이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독단적 기관(rogue agency)'이 됐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 셧다운에도 ICE 단속은 지속
이번 셧다운으로 교통안전국(TSA), 연방재난관리청(FEMA), 해안경비대 등 DHS 산하 일부 기관의 민간 인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보부 전체 인력의 약 91%는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근무를 계속하지만, 셧다운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급여를 받지 못한 채 무급 상태로 일해야 한다. TSA와 FEMA, 해안경비대 등은 인력의 일부가 무급 근무나 강제 휴직에 들어가면서 공항 보안 검색, 재난 대응, 해상 경비 등의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주 타깃인 이민세관집행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작년 여름 통과된 공화당 주도의 세제법을 통해 확보한 별도 예산(ICE에만 750억 달러 등 총 1700억 달러 규모) 덕분에 셧다운 중에도 단속과 추방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 의회 휴회 속 장기화 우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의회는 이미 휴회에 들어갔다. 상·하원 의원들은 오는 23일까지 예정된 휴회 기간을 앞두고 워싱턴DC를 떠났으며, 일부 상원의원들은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 참석차 출국한 상태다.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백악관이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민주당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셧다운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이에 대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백악관의 수정안은 전혀 진지하지 않으며 국민 여론과도 거리가 멀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완화하기보다는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현지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은 연방 이민 요원의 도심 투입이 "지나치다"고 답했다.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공항 검색 지연 등 시민 불편이 가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