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원장, '제9회 서울이코노믹포럼' 발제
"미국은 펀치게임, 중국은 맷집게임 펼쳐"
"미중경쟁 활용도 낮춰야...남북, 평화공존 유지 필요 "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미중 갈등 속 우리 정부의 외교 전략에 대해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관계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원장은 13일 '미·중 신냉전 시대, 한국경제 나아갈 길'을 주제로 뉴스핌이 개최한 '제9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갈등은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운명을 바꿀 최고의 독립변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코노믹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의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4.13 leehs@newspim.com |
김 원장은 기존 미국이 세계 질서를 이끌었던 민주주의와 자유무역, 그리고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세 축이 무너지고 있다고 형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하락과 중국의 부상 사이에서 지정학이 부활하고 있다"면서 "각자도생과 기존에 있던 바람직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겹쳐 있는 혼란 중에서 각국은 어떤 쪽으로 갈지 각축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60개국 이상이 미국과 동맹국 또는 우호국으로 연결돼있고, 110개국 이상은 중국을 무역 1위로 하고 있다"면서 "이 중 60개국 이상은 양쪽에 다 속하고 있다. 전 세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미국은 펀치게임을 하고 중국은 맷집게임을 한다고 한다"며 갈등 양상을 표현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는 신냉전까지 가지 않기를 원한다고 했자. 오히려 중국의 반칙 행위만 제대로 규제해도 중국은 미국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미국 내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에 맞서는 중국의 전략을 쌍순환과 기술독립으로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전략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한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과욕이라는 것"이라며 "중국이 맷집으로 견디기만 하면 중국이 이긴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꿈꾸는 것은 기술독립과 이에 따른 생태계 구축이다. 자신의 플랫폼을 만들면 누가 누구를 견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5G와 4차산업, 양자통신 기술을 중국이 선점하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향후 신냉전이 본격화될 경우 우리 정부가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을 적으로 하고 미국을 배타적으로 선택하게 될 경우 우리 경제는 흔들릴 것"이라며 "디커플링을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정부의 대중, 대미 전략이 모호하다고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면서 "미리 배타적 선택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한중관계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적어도 미중갈등의 활용도가 한반도에서 높아져서 안된다"면서 "남북이 평화 공존상태를 유지해야 미중 패권전략의 활용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그런 측면에서는 맞는 방향이다. 다만 우리 역량이 그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는 남겨진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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