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4조달러 재정부양책 소식에 미 장기물 금리 급등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 2분기 역시 금리는 주식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향후 금리의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또한 시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규모와 미국의 백신 접종 가속화 조치에 따른 고용과 소비 회복 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2021년 국고채 금리 추이 [캡쳐=금융투자협회]2021.03.31 lovus23@newspim.com |
◆ "2분기에도 금리 불안정성 여전"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미 국채 금리가 다시 튀어올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6bp(1bp=0.01%p) 오르며 1.77%까지 치솟았다. 이는 1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에선 오는 31일 발표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2차 경기부양책이 시장예상보다 큰 4조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면서 금리 불안정성을 키운 것으로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인프라 정책은 2조2500억달러, 신재생에너지 4000억달러로 책정됐으며, 여기에 건강보험, 자녀 세제혜택, 유급 휴가 등 복지정책 지원을 위한 정책안까지 더해 전체 정책 규모는 총 4조달러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분기 내내 투자자들은 장기물 국채 급등에 높은 경계감을 보여왔다. 백신 접종이 개시되면서 경기 반등 전망이 우세해지며 장기물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에 국내 10년물 금리도 3월 초 2%대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여전히 금리가 최대 변수일 것으로 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기지표는 기저효과 뿐 아니라 미국의 적극적 경기부양책으로 드라마틱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좋아지는건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건 금리 불안정성을 키우는 등 증시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주가에는 1분기 기업 실적이 좋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2분기에 오히려 금리민감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1일부터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 완화를 종료된 상황에서 내달 중순에 10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또 다시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SLR은 자기자본 대비해 국채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비율을 제한하는 제도로 미 연방준비제도는 작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금융기관들에게 SLR 규제를 완화했으나 이번달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재정부양책 규모·물가상승률 관건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전 분기와 유사한 범위 내에서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방 경직성이 아직까지 크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증권사별 2분기 국고채 금리 전망치 2021.03.31 lovus23@newspim.com |
채권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단연 미국의 재정부양책 규모와 이에 따른 증세 여부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부양책 규모가 당초 2조달러로 예상되다가 추정규모가 4조달러까지 늘어났다. 증세를 추진하더라도 매도물량 나올 수밖에 없어 수급엔 부담"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인프라 투자를 완충하기 위해 증세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1조9000억달러 규모의 1차 재정부양책 통과보다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도 장기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채권심리가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고용과 소비 회복 속도도 주요 변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부양정책이 전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란 논리는 저축이 궁극적으로 대부분 실물시장 소비로 환원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소비견인 인플레이션이 이뤄질지가 핵심"이라고 전했다.
오 연구원은 "시장에서 추정하는 인플레이션율이 2% 후반대인데 이미 원자재 상승률만 반영하더라도 3% 수준"이라며 "기저효과를 예상하더라도 센티먼털(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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