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상장 3사' 눈길...KTH·스카이라이프 역할 기대
"KT, 종합미디어사로 전환... 향후 멀티플 상향 요인될 것"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KT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선언하면서 미디어 자회사들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콘텐츠 유통을 담당할 KTH, 유료방송플랫폼인 스카이라이프, 음원플랫폼인 지니뮤직 등이 수혜주로 주목받는다.
자체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1년. KT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기획하는 단계부터 제작·유통까지 그룹사를 중심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투자회수율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KT의 콘텐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당분간 미디어 특화 자회사로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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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KT그룹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자료=KT] 2021.03.23 nanana@newspim.com |
◆ KT "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미디어 생태계 구축"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KT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5% 오른 2만7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회사 KTH와 지니뮤직은 각각 –1.33%, -6.08% 하락세다. 스카이라이프의 등락률은 0.00%이다. 자회사들은 전날 주가 폭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전날 KT는 기자간담회 및 투자설명회를 통해 "스튜디오지니를 KT그룹 내 콘텐츠 사업 컨트롤 타워로 만들고, 기업 가치를 현재의 4~5배인 1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월 출범한 KT의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다.
KT는 오는 2023년까지 최소 4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1000개 이상의 원천 지식재산권(IP)과 100여 개의 드라마 IP를 확보할 계획이다. IPTV 플랫폼을 넘어 제작·유통까지 역량을 확장,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콘텐츠 제작에는 '흥행 리스크'가 뒤따른다. 실패한 콘텐츠는 안정적인 투자 회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KT의 콘텐츠 생태계 안에서는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KT가 보유한 IPTV와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등으로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면서 IPTV, OTT서비스 플랫폼에서 1,2차 판권을 유통하기 때문"이라며 "KT의 전체 고객은 1300만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비용은 KT 자체 자금을 포함, 프로젝트 펀드 등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100억 원 규모의 IP펀드는 현재 80% 이상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도움을 받으면 새로운 시장에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으로 진입할 수 있다. KT가 대형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건당 50억~500억 원대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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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현황. [자료=KT, 삼성증권] |
◆ KTH·스카이라이프, 직접 수혜 기대... 지니뮤직, 당장은 '글쎄'
KT의 미디어 사업 확장에 '미디어·콘텐츠' 분야 계열사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장사는 KTH, 지니뮤직, 스카이라이프 등이다. KTH와 지니뮤직 주가는 전날 KT의 대규모 콘텐츠 투자 소식에 가격제한선까지 상승했다. 두 종목의 상한가 소식에 스카이라이프도 크게 움직였다가 2.37% 상승으로 마감했다.
KT의 콘텐츠 투자가 본격화되면 미디어·콘텐츠 계열사가 전반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KT의 미디어 부문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6.1%(2020년 기준) 가량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는 6.35, 내년에는 6.5%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작 생태계 구조를 갖추는 데는 1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기대감은 자회사, 그 다음은 KT로 흐른다"며 "콘텐츠 역량이 강화되면 KT라는 큰 회사에는 당장 변화가 없겠지만 미디어에 특화된 자회사는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스토리 위즈를 통해 IP를 발굴하고, △제작(KT스튜디오지니) △채널(스카이TV) △유료방송플랫폼(올레TV, 스카이라이프) △OTT(시즌, 지니뮤직) △유통(KT스튜디오지니, KTH) 구조를 통해 밸류체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계열사별로 역할이 구분이 확실한 만큼, 투자 수혜 시점은 엇갈릴 수 있다. KTH의 경우 자체 제작 콘텐츠의 판권 유통으로 콘텐츠 투자 과정의 직접적인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 역시 역할은 확실하다.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스튜디오지니의 밸류 성장으로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 플랫폼 매출도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 유통사인 지니뮤직은 KT의 콘텐츠 투자 확대 기대감이 선반영된 경우다. KT 관계자는 "지니뮤직의 경우 확정된 역할은 없다"며 "현재로선 OTT 시즌(Seezn)과 지니뮤직을 연동해서 바로 OST를 들을 수 있는 류의 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업체로의 전환은 KT의 멀티플 역시 재평가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기존 무선 서비스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0배이지만, 미디어 업종의 PER은 26배에 달한다. 오태완 연구원은 "미디어 업종에서 중요한 역량은 콘텐츠 제작"이라며 "종합 미디어 회사로 인정받는다면 KT 멀티플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주가가 지금보다 10%는 오르는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