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분석 보고서 27% 불과
"코스닥 향한 기관 투자 유도해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국내 증시 호황으로 '벤처기업의 요람'이라 불리는 코스닥 시장을 향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기업 분석 자료는 여전히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이 '투기판'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의 분석 자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 분석 보고서 27% 불과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에프앤가이드에 등록된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기업 분석 보고서 총 1만6270건 중에서 코스닥 기업 비중은 약 27.8%(4529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주식 투자자 수가 크게 늘면서 코스닥 시장 투자 열기가 여느 해보다 뜨거웠지만, 코스닥 기업 분석 보고서 비중은 2018년(25.3%)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대조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몸집은 최근 부쩍 커진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2682조원이다. 2018년 거래대금(1201조원)과 비교하면 두배 넘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거래대금(3026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유가증권 시장(12조2004억원)과 코스닥 시장(10조8152억원)의 체급차는 더욱 미미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적절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으니 개인 투자자가 '베팅'에 가까운 도박성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 "수익 구조상 코스닥 외면 불가피"
증권사는 수익 구조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코스닥 시장보다 유가증권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마다 연구 인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고, 검증도 되지 않은 코스닥 기업에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사실상 '자충수'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을 보면 '어떻게 상장이 됐나' 싶을 정도로 기본조차 갖춰지지 않은 기업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인력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날 기준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총 1062명이다. 약 10년 전인 2010년엔 1500명선이었다.
최근 증권사 주요 수익원이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분야로 달라지면서, 리서치센터 규모도 자연스레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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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전문가 "기관을 코스닥 시장으로 이끌어야"
물론 그동안 코스닥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증권 유관기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6~2011년 코스닥 시장 정보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코스닥 종목 보고서 발간을 지원하는 'KRP'(KRX Research Project)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의 저조한 참여로 질낮은 보고서가 속출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6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코스닥협회 역시 지난 2018년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코스닥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당해를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거래소는 현재 대안으로 '기술분석보고서 제도'를 통해 코스닥 종목 및 주요 테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근본적 대안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증권 시장 위주로 투자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를 코스닥 시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분석 보고서의 주요 수요자인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투자가 늘어나면 증권사 역시 자연스레 코스닥 분석 리포트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