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키움 배당성향, 미래·삼성 등의 절반 불과
업계 "오너 일가가 배당 확대에 대해 부정적"
올해 증권사 배당 확대 추세에 기대감도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키움증권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직원드에게 지급한 성과급만큼 통큰 배당을 실시할지도 관심이다. 키움증권은 오너 일가가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 오너인 김익래 회장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 역시 배당성향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직 배당금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주는 키움증권을 비롯해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증권가leehs@newspim.com |
이중에서 작년 가장 가파른 실적 향상을 보인 키움증권의 배당금에 가장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영업이익 9549억원, 순이익 69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작년 키움증권의 순이익은 증권업계 3위로 도약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대형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를 바짝 추격했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작년 3분기 2조3488억원으로 약 9조원의 자기자본을 가진 미래에셋대우의 고작 3분의 1에 불과하다.
키움증권은 직원들에게도 통 큰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키움증권은 이익규모가 비슷한 증권사에 비해 임직원의 급여가 높지 않지만, 이번에는 기본급의 평균 45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에 키움증권이 이전과 다른 배당정책을 펼칠지 주주들의 기대감이 모인다. 키움증권은 작년 주당 2000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15.92%에 불과했다. 작년 미래에셋대우의 배당성향이 27.60%, 삼성증권은 38.74%, NH투자증권은 31.70%인데 비해 매우 낮은 편이었다.
키움증권은 그간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보다는 재투자를 통해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데 주력해왔다. 배당보다는 회사의 성장을 통해 주가 상승으로 주주에게 보답하겠다는 취지였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의 오너인 김익래 회장 일가가 배당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크다고 해석한다. 김 회장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터 역시 작년 배당성향이 10.10%에 불과했다.
아울러 지배구조상 오너 일가가 배당금을 수취하기 어려운 점도 배당 확대에 부정적으로 기여했다. 김익래 회장 일가는 다우데이터 지분을 67.35% 보유하고, 다우데이터는 다우기술 지분 45.2%를 가지고 있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지분 48.83%를 보유하는 여러단계를 거치는 지배구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워낙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이번에는 배당금을 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파격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미 배당을 발표한 증권주들은 배당금을 전년보다 30~60% 확대했다. 대신증권은 1200원 배당을 결정해 전년보다 주당 200원 확대했다. 메리츠증권은 주당 320원으로 작년보다 120원 늘렸다. 교보증권은 주당 450원으로 전년보다 배당금을 50원 늘렸다. 삼성증권은 주당 2200원으로 작년보다 500원 늘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주당 550원을 배당하며 지난해 345원보다 배당금을 늘렸다. 현대차증권도 주당 675원으로 지난해 600원보다 배당금이 늘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주당 200원으로 작년보다 60원 배당금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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