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전날 이사회 통해 배당 20%증액
배당성향 별도실적 기준 47.2%...업계 높은수준
오는 19일 주주총회 개최...주주제안 안건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 미국계 헤지펀드가 대신증권을 상대로 배당금을 50% 늘리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대신증권은 현금 배당을 전년도 대비 20% 정도 늘렸지만, 지난달 소액 지분을 가진 한 미국 헤지펀드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이유로 주주제안을 요청하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헤지펀드의 무리한 요구와 경영권 간섭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우선주와 2우B의 배당금은 각각 주당 1250원, 1200원으로 책정됐다. 총 804억원 규모다.
대신 파이낸스 타워 [사진=대신증권] |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배당 성향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의 2020년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별도실적 기준 47.2%다. 기존의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인 30~40% 수준보다 늘어난 규모다.
이 미국계 헤지펀드는 대신증권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이 미흡하다고 배당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배당금 50% 증액, 이사 보수 한도 삭감 등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수년간 국내 상장사들에 소액 지분으로 주주 활동을 펼쳐온 이 헤지펀드가 이번에도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헤지펀드는 대신증권 지분을 소유한지 얼마안됐을 뿐더러 소액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소액 지분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배당과 자사주매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배당은 23년째 진행 중으로, 자사주는 지난 2년간 보통주 670만주, 우선주 35만주를 매입했다. 지난 2002년 이후 18차례에 걸쳐 진행됐다는게 대신증권의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배당금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 제안 안건 등이 올라올 예정이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