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해 공항 건설 전례 없어…조종사·국토부 "지반침하 우려" 제기
가덕수로 놓고 해수부와 입장차 낸 국토부 "설명 어렵다" 답 회피
검증위 심각한 안전문제 지적 못해…부산시 "후보 선정이 곧 최적지"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안전성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외해 건설 공항이라는 점은 물론 대형 선박이 지나는 가덕수로에 대한 부처 간 의견도 엇갈리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계속 지적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박인영, 변성완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는 것을 TV통해 지켜보고 환호하고 있다. 2021.02.26 kilroy023@newspim.com |
◆ 외해에 공항 건설 사례 유일무이…일본 간사이 공항 실패 재현 우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는 수심이 깊은 외해에 위치해 항공기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 양끝단의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협회의 우려다. 수심이 깊은 외해 특성상 두꺼운 높이로 매립이 이뤄지면 활주로 휘어짐과 균열이 생겨 고중량, 고속, 대형 항공기 이착륙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들 역시 외해에 공항을 건설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해에 공항을 건설하면 대양에서 오는 파도와 바람을 막을 섬이 없어 안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가덕도가 태풍 경로에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인공섬으로 지어진 일본 간사이 공항이 실패한 매립 공항으로 꼽힌다. 22조원을 들여 건설한 간사이 공항은 태풍과 해일 피해로 공항이 마비돼 문제가 됐다. 지반 침하 보수에만 10조원이 넘게 투입됐다. 보수 비용이 증가하면서 공항시설이용료가 인천공항의 2배로 인상, 항공사 취항이 급감하며 15년 간 적자에 시달렸다. 내해에 지어진 공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성은 더욱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역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대규모 매립과 침하를 우려한 바 있다. 국토부가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시 성토량(흙을 쌓은 양)은 김해신공항의 8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수심 1m, 연약층 5m인 인천공항 대비 가덕도 신공항은 최대 수심 21m, 연약층 최대 45m에 달한다.
김해공항 활주로 36방향 접근경로와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29방향 접근경로 중첩도 [자료=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
◆ 국토부 "가덕수로 축소 불가피" vs 해수부 "축소 어려워"…부산시 "안전성 어느정도 확인"
가덕수로를 지나는 선박과의 사고 우려는 또 다른 안전문제다.
가덕수로는 대죽도와 가덕도 사이 바다로, 부산신항으로 향하는 대형 선박이 지나는 길목이다. 국토부는 부산시가 정한 활주로 표고(해상에서 활주로까지 높이) 40m 기준으로 가덕수로를 540m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해양수산부가 가덕수로 축소가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는 점이다. 국토부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부는 "가덕수로 폭이 1930m에 불과하고, 주변에 거가대교 등이 위치해 장래 대형선박 교통량 증대가 예상된다"며 "수로 축소가 어렵다"고 언급했다.
두 부처가 모순적인 의견을 낸 데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공항건설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추가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답을 피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해에 건설된 간사이 공항도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며 "더욱이 파도와 바람을 이기기 힘든 외해에 건설되는 공항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점을 포함, 가덕도 신공항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김해신공항과 비교하면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성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국토부가 작성한 김해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의 안전성 강화방안에 대해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동남권 신공항으로서 기본 여건을 충족하고 있고 판단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성 우려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과거 경제성 미비로 탈락했을 뿐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과거 2009년과 2016년 모두 국토부가 가덕도를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올렸다는 것이 곧 최적지로 선정됐다는 의미"라며 "사업비 문제 때문에 최종 탈락했지만 안전성은 어느정도 확인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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