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베이징·상하이 무작위 3.4만여명 대상 혈청 조사 결과
우한의 경우 대상자의 4.43%가 항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올해 코로나19 감염자 규모는 50만명에 달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공식 통계 수치보다 10배 더 많은 수준이다.
29일(현지시간) CNN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Chinese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은 "중국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 우한에서는 약 50만명이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우한과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무작위 선정한 3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항체보유 혈청조사에서 우한의 경우 대상자 4.43%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한시 인구 1100만명의 4.43%를 적용하면 약 50만명이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지난 4월 중순 중국 당국이 발표한 확진자 5만명보다 10배 수준이다.
이 연구 목적은 우한과 그외 도시간의 항체보유율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었고 또 항체보유율이 우한은 4.43%인 반면 다른 도시의 경우 0.44%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미국 외교협회 글로벌보건 담당 황 얀종 선임연구원은 "다른 도시의 경우 항체보유율이 불과 0.44%에 지나지 않은 점을 보면 중국은 우한에 대한 통제는 신속하고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뉴욕보다도 신속하고 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뉴욕州 보건당국이 의료한 한 연구에 따르면 3월말까지 뉴욕거주 성인의 7명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 감염율은 공식통계 수치의 10배 수준이다.
8월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150만 뉴욕시민을 조사한 결과 27%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 대한 투명성은 문제로 남아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에는 감염자에 대한 기준이 변경되기도 했으며 실제 임상적으로 확진된 경우를 내외에 공개하지 않기도 한 것으로 유출된 문서에서 확인됐다.
더구나 중국 당국은 넘쳐나는 확진자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우한 병원들의 참담한 현실을 보도하는 시민 저널리스트에 대한 탄압을 행사하기도 했다. 우한의 극한상황을 보도했던 변호사 출신 장 잔은 전날 '의혹을 불러일으켜 혼란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징역 4년 판결을 받았다. 리 제화와 팡 빈 등 다른 2명의 저널리스트도 비슷한 죄목으로 구금돼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나온 연구결과는 중국의 초기 대응에서 여러가지 한계를 노정했고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지게 했다는 비난을 다시 점화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급격한 유행 초기에는 진단검사 능력이 제한되고 병원도 밀려드는 환자로 시스템이 마비되기 때문에 상황이 과소 보고되는 건 흔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전 세계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사진=NHK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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