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에 내정
현대차·제네시스 판매 실적 나란히 증가
"성과에 대한 분명한 보상은 MK 인사와 같은 기조"
"품질 문제 등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역량 집중해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체제의 첫 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사장은 현대차의 경영지원본부장에 이어 지난 8월 제네시스사업부까지 핵심 보직을 맡으며 급부상한 것이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인사는 올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국내 판매와 제네시스 성장세 등에 대한 성과 보상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5일 장 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5명의 사장 승진자를 발표했다. 장 사장과 함께 신재원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부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부사장, 정재욱 현대위아 부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부사장 등 5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은 장 사장 승진에 더해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힘을 실었다. 이로써 장 사장은 현대차의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사장, 신재원 사장 등 사장단 합류와 동시에 앞으로 현대차를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장 사장이 이끈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에도 불구,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올들어 11월까지 현대차 내수는 71만93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났다. 코로나19에 자국 차량 판매가 증가한 곳은 전 세계 중 한국이 유일하다는 평가를 얻은 장본인이 바로 장 사장인 셈이다.
또 제네시스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제네시스는 올들어 11월까지 총 9만6084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4% 증가한 실적으로, G80과 GV80가 각각 4만9420대, 3만745대 팔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판매 추세라면 이달 중순께 10만대 돌파가 확실 시 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왼쪽부터 정의선 회장, 장재훈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2020.12.15 peoplekim@newspim.com |
이 같은 호실적은 2015년 11월 제네시스 출범 이후 5년 만의 기록이다. 그해 9159대, 2016년 6만6278대, 2017년 5만6616대, 2018년 6만1345대에 이어 지난해 5만6801대를 기록했다. 출범 때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GV70 출시에 따라 내년 성장세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그룹 출신인 그는 2011년 현대글로비스 글로벌사업실장으로 현대차맨이 된 뒤, 이듬해 현대차로 이동해 고객채널서비스사업부장과 고객가치담당, HR 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장 사장은 현대차로 넘어온 뒤 현대차 판매차종 중 하나였던 제네시스 소비자의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제품과 함께 브랜드를 혁신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비판의 목소리라면 어디든 찾아가며 경청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의 소비자 참여형 소통 프로그램인 'H옴부즈맨' 등을 다니며 소비자와 만나며 현장의 아이디어와 개선 사항을 차량 개발·생산·판매 등에 반영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장 사장의 승진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장 사장은 정의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성과에 대한 정의선 회장의 분명한 보상 기조는 정몽구 명예회장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 사장으로선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판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제기하는 품질 문제 등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위한 '쌀'이 장재훈 사장이자, 내년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출시 등 큰 변화를 앞둔 만큼 그 책임 또한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인사에서 현대제철 김용환 부회장, 현대건설 정진행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그룹의 부회장은 윤여철 노무총괄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게 됐다.
계열사 사장단 중에서는 현대차 서보신 생산품질담당 사장, 현대위아 김경배 사장,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도 고문에 위촉되는 등 정의선 회장 체제의 세대 교체가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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