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노조 사퇴요구에도 꿈쩍않는 이재광 사장
여당측 핵심 인사들과 친분설 의혹...일각 "연임에도 관심"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이른바 '갑질' 논란과 방만 경영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올해 임기를 채울지 주목된다.
이 사장은 야당과 노조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공기업 사장으로 경영 방침이나 도덕성에 흠결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이 사장은 임기를 채운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불거진 논란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 불명예 퇴진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 끊이지 않는 갑질·인성 논란...업계 "자택에 보초 세운 건 사실"
23일 정치권과 관련업에 따르면 이재광 사장은 지속된 갑질 논란과 방만 경영 등으로 여당과 노조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감정원·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10.19 alwaysame@newspim.com |
이 사장은 최근 진행된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분양가 문제로 자택 앞에서 민원인이 1인 시위를 시작하자 회사 직원을 시켜 보초를 서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직원 순번을 정해 민원인의 시위에 대응하라는 것이다. 문제 제기한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민원인이 제기한 내용이 회사 업무와 관련한 것이어서 관리센터에서 지시한 것으로 나는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지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민원인의 항의가 거세질 것을 염려해 직원을 자택에 대기시켜놨다는 것이다.
HUG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재광 사장 자택에 분양가 보증 관련한 문제로 민원인이 1인 시위를 몇 일간 진행하자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경호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에 문제 제기한 직원들도 있었으나 사장 지시다 보니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3월 취임한 이 사장은 2년 9개월간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취임 직후 카니발 관용차량을 구입한 뒤 1000여만원을 들여 개조했다. 뒷좌석을 항공기 비즈니스석처럼 만들었고 마사지 기능과 최고급 가죽 시트도 장착했다. 논란이 일자 허위 자료까지 제출했고 차후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와 함께 부산 관사의 가전 및 가구를 교체하면서 회삿돈 1300만원을 집행해 호화 경영이란 빈축을 샀다. 채용비리 의혹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부분이다. 금융노조는 이 사장이 없던 보직을 만들어 지인을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허그측은 "공개모집, 서류전형 등을 통해 채용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 문재인 핵심 인사과 친분?...일각 "연임도 관심"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사장은 사장직 연임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HUG 창사 이래 공식적으로 연임한 사례는 없고 후임자 인선 문제로 임기를 좀 더 연장한 경우는 있었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현 정권과 인연이 깊은 게 수많은 논란에도 임기를 유지하는 힘이라고 분석한다.
이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일명 '광흥창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흥창팀은 공식 멤버가 13명으로 86세대(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이 주축이다. 임종석 전 실장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이 멤버다. 광흥창팀 13명 중 11명이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청와대에 들어갔다. 여기에 소속된 멤버가 상당히 중용된 것이다.
이에 반해 노조 측에선 사퇴 압박이 거세다. HUG 노조뿐 아니라 금융노조,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노조까지 나서 이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금융노조 측은 "혈세낭비와 채용비리 논란, 갑질 경영 등으로 공기업 사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수차례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이 사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니다. 일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경영적인 판단으로써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채용비리와 직원 보초 논란 등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 사장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 사장에 직원을 보초 세웠다는 논란도 이 사장이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