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후 TPP 복원·통상정책 변화 주목
멕시코 제외한 참가국과 FTA 체결…상징적 의미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한국이 지난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최종 서명한 가운데, 향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가입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끝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때는 한국이 RCEP에 참여하는데 큰 고민을 할 이유가 없었다. 한국은 전형적인 통상국가로 수출을 해야 먹고 사는 나라로서 당연히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정부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양자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다자무역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CPTPP가입 여부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최종 타결됐음을 확인하고 서명한 후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2020.11.15 [사진=청와대] |
CPTPP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탈퇴 선언 이후 일본이 주도해 2018년 명칭을 바꿔 출범한 경제협력체제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이 결성을 주도했던 만큼 바이든 정부의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CPTPP 가입을 추진하면서 동맹국들의 동참을 요구할 경우 한국은 입장이 난처해지게 된다. RCEP가 CPTPP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부는 CPTPP 가입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다만 RCEP와 CPTPP가 대립 또는 경합 관계는 아니고 상호보완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FTA 전략만 놓고 보면, 멕시코를 제외한 국가와 이미 FTA를 맺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실익보다는 상징적인 성격이 크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RCEP와 CPTPP는 대립 또는 경합관계라고 볼 수 없고 상호보완적"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논의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RCEP 및 CPTPP 참가국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11.18 dream@newspim.com |
정부는 CPTTP 가입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이익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CPTTP 가입 국가들과의 FTA 체결 상황과 개방정도 등을 계산해봐야 한다는 것.
CPTPP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비용지불이 필요해 지불한 비용만큼 효용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살펴야한다. 특히 미국의 향후 동향도 중요한 요건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다자무역체계를 강조한다고는 하지만 정권 출범 후 한동안은 국내경기 부양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아 CPTPP 재가입 판단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대선을 치르면서 CPTPP를 둘러싼 고민에 복잡한 요인이 생겼다"며 "CPTPP와 관련해서는 비용지불 문제와 가입에 따른 실익, 미국 상황 등을 전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국제상황보면서 가입 여부를 이해관계자 등과 면밀히 논의해 정부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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