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재명 당선 직접 언급 없이 "중국 간섭 우려" 이례적 논평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극우 성향의 정치 활동가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자인 로라 루머가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을 겨냥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올리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루머는 3일(현지 시각) 한국 대선 결과가 확정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한국의 명복을 빈다(RIP South Korea). 한국은 공산주의자들에게 넘어갔다. 오늘 대선에서 그들이 승리했다. 끔찍한 일이다"라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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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극우 정치 활동가 로라 루머가 X에 올린 글, 자료=X, 2025.06.05 koinwon@newspim.com |
◆ 백악관, 이재명 당선 직접 언급 없이 "중국 간섭 우려" 이례적 논평
루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극단적인 시위 방식과 음모론적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 중 일부를 '반(反)트럼프 인사'로 지목하며 해임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루머는 NSC 일부 고위 관계자들을 겨냥해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조를 훼손하는 인물들"이라며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루머의 발언은 미국 극우 진영이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노선에 대해 깊은 불신을 드러내는 가운데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루머를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극우 측근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공격을 퍼붓고,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별도의 직접 언급 없이 "대한민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다"는 짤막한 평가만 내놨다. 대신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으며,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임 한국 대통령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통상적인 동맹 강화 언급을 하던 과거와는 다른, 이례적인 논평이다.
이와 관련 한국 외교부는 공식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미국 내 일부 정치 세력의 반발 기류가 향후 이재명 정부의 대외 정책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