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출 비중 45%...車·가전 냉연 매출만 12조
현대제철 봉형강·동국제강 컬러강판 등 수출 확대 기대
"세부 실행에 따라 실효성 가늠...효과 추산은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에 한-아세안 FTA 대비 관세 철폐 품목을 최대 14.7% 확대하기로 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가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FTA(79.1~89.4%)에 이어 추가적으로 관세가 1.7~14.7% 사라지는 만큼,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철강사로선 제품 가격 인하와 시장 확대 등 관세 철폐 효과를 누리게 된다.
16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는 세계 최대 메가 FTA인 RCEP 출범에 따라 한국 철강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의 비준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RCEP의 효력이 발생된다.
국내 철강사 가운데 '맏형'인 포스코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55:45 수준이다. 포스코가 지난 3분기 판매한 889만4000톤(t) 가운데 수출 물량이 412만4000t(별도 기준)에 달한다.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철강 부문 국내 매출은 18조원, 해외는 31조원 등 총 49조원(내부거래 제외 기준)이다. 해외 매출 중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쓰이는 냉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냉연만 12조5658억원의 매출을 올려 내수 냉연 매출의 세 배를 넘었다.
또 포스코는 냉연 제품인 편면도금 전기아연강판을 인도에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현지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해당 강판은 이륜차 연료탱크 소재로 쓰인다. 이번 RCEP에 불참한 인도는 이륜차 이용 비중이 높아 관련 강판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의 주요 교통 수단인 이륜차 수요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지역별로는 일본, 중국, 인도, 동남아 등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 해외 냉연 매출은 12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아세안 국가 등 현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현대제철은 아세아 국가 중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 품목은 일반형강, H형강, 스테인리스(STS), 슬래브, 열연, 후판 등이다. 현대제철의 아시아 총 수출량은 지난해 기준 약 71만t에 달한다.
또 봉형강(철근 및 형강) 부문에 1000억원을 인천공장에 투자해 내년부터 건설 강재 수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 따라 관련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봉형강 및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동국제강도 관세 철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세안을 포함해 주요 지역에 컬러강판을 수출하고 있는데 관세 철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컬러강판은 장세욱 동국제강 회장이 2010년 자회사였던 유니온스틸 사장에 취임한 뒤, 연구·개발(R&D)을 확대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 먹거리가 됐다.
이어 2013년 차세대 신기술인 자외선(UV) 코팅 컬러강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 상용화하며 5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동국제강은 내년 하반기까지 연 7만t 규모 추가 생산해 연간 컬러강판 총 생산량을 85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제철 제1고로 [사진=현대제철] 2020.03.25 peoplekim@newspim.com |
세아의 경우도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의 국가를 대상으로 강관 및 특수강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한-RCEP 지역은 한국의 철강 교역에 있어 중요한 지역인만큼, 이번 서명을 통헤 한국 철강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각 철강사마다 수출 국가와 품목 등이 상이하다"며 "RCEP 세부 실행 방안에 따라 실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선 구체적인 기대 효과를 추산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은 전일 열린 제4차 RCEP 정상회의에서 RCEP를 최종 서명했다. 2012년 협상 개시 선언 이후, 약 8년 만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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