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종적 불안감 떠는 미국인에 묘약 약속"
"정책 틀렸다기보다 국가 결집에 실패"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새로 내놓을 회고록에서 자신의 대통령 당선이 미국에서 깊이 존재하는 인종적 불안감을 자극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에서 "백악관에서 내 존재가 뿌리 깊이 존재하는 공황과 자연의 질서가 붕괴했다는 느낌을 촉발한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가 이해한 것이며 그는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합법적 대통령이 아니라는 주장을 이어갔다"면서 "백악관의 흑인에 겁먹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그(트럼프)는 인종적 불안감에 대한 묘약을 약속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기 중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출생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이른바 '버서(birther)논쟁'에 앞장섰다.
지난 2009년 2월 24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11.13 mj72284@newspim.com |
2015년 대통령직 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나 "살인범"이라고 묘사하며 인종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에는 버지니아주 살럿츠빌에서 벌어진 극우단체의 폭력 사태 이후 "양쪽 모두 아주 괜찮은 사람들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를 힘겹게 지켜보며 국가 분열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그가 분열을 막기 위해 더 할 수 있었을지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회고록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가 생각하기로는 선거 자체가 우리의 의제가 틀렸음을 증명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것은 내가 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이 한 것처럼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 이상으로 국가를 결집하는데 실패한 것을 증명했을 뿐"이라고 고백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오는 15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이후 처음으로 CBS 식스티미닛츠(60 Minutes)와 인터뷰한다. 회고록은 오는 17일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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