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COVID-19) 가이드라인에서 '밀접 접촉자'의 범위를 대폭 확대해, 미국 학교와 직장 내 감염 예방 규정도 크게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CDC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속 의구심을 제기함에도 불구하고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앤더슨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미국 사우스 캐롤라니아주 앤더슨 대학의 근로 장학생 학생들이 27일(현지시간) 개강을 앞두고 코로나19(COVID-19)에 대비한 강의실 내 사회적 거리를 확보 작업을 하고있다. 2020.07.28 kckim100@newspim.com |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CDC는 밀접 접촉자의 정의를 이전 '확진자와 15분 연속 6ft(약 183cm) 이내에 있었던 사람'에서 '확진자와 24시간 내 총 15분 이상 6ft 이내에 있었던 사람'으로 수정했다.
확진자와 하루에 단 몇 초 간 마주쳤다 해도 마주친 빈도수가 높아 총합 15분이 넘으면 감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유행병학자인 케이틀린 리버스는 CDC의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가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같은 건물에 있다 보면 탕비실과 엘리베이터 등 공간에서 여러 번 마주치게 되고 총합 15분 이상을 접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가이드라인 수정으로 밀접 접촉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CDC 국장을 지냈던 톰 프리드먼도 이번 업데이트가 '합리적 수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접촉자의 기준은 바이러스 노출 정도, 환경, 감염자의 감염력 등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 수정은 미국 버몬트주의 한 교도소에서 실제로 발생한 감염 사례가 보고된 후 결정됐다.
해당 보고에 따르면, 20세 교도관이 지난 7월 28일 8시간 동안 교대 근무를 하던 중 6명의 재소자와 수차례 짧은 시간 접촉했고, 이튿날 6명의 재소자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버몬트 보건 및 교정 당국은 접촉자 추적 결과 해당 교도관이 밀접 접촉자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격리 조치 없이 계속 근무하도록 했다.
하지만 1주 후 해당 교도관은 미각과 후각 상실, 콧물, 기침, 호흡 곤란, 식욕 상실 등의 증상을 보였고 다음날 검사를 받은 결과 8월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버몬트주 당국은 7월 28일 당일 감시카메라 영상을 판독한 결과 해당 교도관이 감염된 재소자들과 6ft 이내에 15분 연속 있지는 않았으나, 여러 차례 마주친 시간을 총합하니 17분 가량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도관은 근무 시간 내내 면 마스크와 가운, 안구 보호장치 등을 착용하고 있었고 재소자들도 이 교도관과 접촉했던 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복도나 휴게실 등에서는 몇 차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무증상 감염자와의 짧은 시간 접촉으로도 접촉 빈도수가 높다면 감염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CDC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감염자의 절반 가량이 무증상인 만큼 마스크 착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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