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알렉시예베치 "국민에 대한 테러다" 규탄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옛 소련 독립국 벨라루스에서 또 다른 야당 인사가 체포됐다. 야권의 대선 부정 항의 시위로 정국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다.
벨라루스 야권단체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이자 변호사 막심 즈낙. 2020.08.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현지시간) 미 공영 라디오(NPR)에 따르면 암호화 메신저 플랫폼 텔라그램에는 벨라루스 대선부정 시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야권단체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이자 변호사 막심 즈낙이 수도 민스크 길 한복판에서 마스크를 쓴 정체모를 남성들에 의해 체포된 목격담들이 나왔다.
이에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간부회 임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이날 자택 앞에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이를 "국민들에 대한 테러"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국가를 잃을 수 있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적어도 7개 유럽국가 외교관이 알렉시예비치 집을 찾았다. 그는 조정위원회 간부 중 유일하게 체포되거나, 강제추방되지 않은 인사다. 앞서 야권 대표인 마리야 콜레스니코바를 비롯해 조정위 공보서기 안톤 로드녠코프, 집행서기 이반 크라프초프 등 간부회 임원 3명이 체포되거나 강제추방됐다.
전날 벨라루스 당국은 우크라이나로 강제 추방을 위해 콜레스니코바와 로드녠코프, 크라프초프를 차량에 태워 국경으로 향했다. 콜로네스니코바는 여권을 찢어 구금조치됐다. 나머지 두 명은 우크라이나로 강제출국됐다.
크라프초프는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콜레스니코바가 여권을 찢고 "벨라루스 영토를 당당히 걸었다"며 "영웅같았다"고 표현했다.
조정위원회는 야권과 시민단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조직한 단체다. 지난달 9일 선거에서 26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야권과 시민단체는 선거부정이라며 불복시위를 이어갔다.
야권 인사가 체포되거나 추방되는 정국혼란이 지속되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정부가 벨라루스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전날 폼페이오 장관은 벨라루스 정부의 콜레스니코바의 강제출국 시도 등에 대해 미국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인권침해와 억압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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