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주요 야권 인사 콜레스니코바 납치돼"
"야당 인사 로드넨코프, 크라브소프 등 2명 실종"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독립국인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7일(현지시간) 주요 야권 인사인 마리아 콜레스니코바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언론 '투트닷바이(Tut.by)'는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이날 오전 민스크에서 콜레스니코바를 강제로 미니밴에 밀어 넣고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해 전했다.
목격자는 투드닷바이에 "아스팔트에 전화기가 떨어지는 소리와 난투극이 벌어지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사복 차림을 하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그를 미니버스 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고 말했다.
콜레니스코바는 야권과 시민 대표가 정권 교체를 위해 조직한 '조정위원회'의 일원으로, 벨라루스에 남은 대표적 반(反)체제 인사였다. 반체제 운동에 압력을 넣고 있는 벨라루스 치안 당국이 그를 구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막심 즈낙 조정위원회 변호사는 FT와 인터뷰에서 "아마도 구금됐을 것"이라며, "그는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벨라루스 내무부는 그가 구속됐다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월9일 대통령선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현직 대통령과 맞붙은 야권 인사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치안 당국이 조정위원회 활동을 막기 위해 콜레니스코바를 납치했다며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협박으로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며 "석방 등을 위해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체제 인사들에게 압력을 가해 이들의 정치 참여 배제를 시도했다. 티하놉스카야는 선거 뒤 이웃 국가인 리투아니아로 출국해야 했다.
벨라루스에서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체제에 반대하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벨라루스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6일에만 관련 시위로 633명이 구속됐다. 이는 지난 대선 이후 가장 많은 구속 인원이라고 FT는 전했다.
FT는 콜레스니코바뿐 아니라 안톤 로드넨코프와 이반 크라브소프 등 야당 인사 2명이 이날 오전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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