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발사업에 시의회 '거수기' 전락
기존 행안부 승인 '지방채'도 발행 가능해
[서울=뉴스핌] 조준경 유재선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3대 행정통합 특별법은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을 늘린 반면 견제 기능을 약화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25일 오전 '3대 특별법안 99개 독소조항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법안은 말로는 지방분권이지만 실상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권력을 집중시키고 민간 개발에 특혜를 주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이 꼽은 독소조항 중 하나는 지방환경청과 지방노동청, 국토관리청 권한과 사무를 통합특별시로 넘긴다는 내용이다. 이 경우 개발을 주도하는 지자체가 환경과 노동 감시까지 겸한다고 경실련은 꼬집었다.
민간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내용도 3대 법안에 다수 담겼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개발부담금과 대체산림조성비, 교통유발부담금, 환경개선부담 등 부담금 9개를 전면 면제 또는 감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지자체장 개발사업 승인만으로 건축법과 농지법, 산지관리법 등 41개 국가 법령 인허가를 일괄 처리토록 한 점은 민간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독소조항이라고 경실련은 비판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개발을 위해서 국토 안전을 지키기 위한 안전망을 무력화하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지방채를 무한 발행할 수 있게 한 점도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현재는 지방채 발행 시 행정안전부 장관 승인이 필요하다. 반면 특별법에는 시의회 의결만 받으면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
현재 교육부 장관이 갖는 지역 대학 설립·폐쇄·시정명령 권한을 지자체장에게 넘긴다는 내용도 경실련이 꼽은 독소조항이다. 이 경우 지역 대학이 지자체장 행정 판단에 종속될 수 있다.
경실련은 지자체장 권한을 늘어나지만 이를 견제할 시의회 기능은 약화한다고 짚었다. 예컨대 대규모 개발사업 승인 시 지자체가 시의회에 동의나 승인 없이 단순 '보고'만 해도 된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경실련은 감사위원회(감사위) 독립성 문제도 지적했다. 3대 법안은 감사위를 독립 기관이 아닌 시장 소속으로 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건형 수원경실련 사무처장은 "특별법을 보면 지역마다 소통령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며 "광역단체장은 당선되면 시의회 과반을 갖고 시작하는데 의원들이 자신 정치 생명을 담보로 해서 단체장이 미는 정책을 반대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경실련은 이에 국회가 특별법 심사를 즉각 중단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입법기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주민투표와 충분한 숙의 과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충남·대전과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은 보류됐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