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달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참사 현장에서 한달 만에 생존자 신호가 포착돼 구조대원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CNN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사고 발생 29일 만인 지난 3일 칠레 구조팀의 수색견이 베이루트 게마이제 거리를 지나던 중 생존자의 징후를 발견했다.
이후 열화상 카메라로 해당 지점을 조사한 결과 몸집이 큰 사람과 그 옆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몸집의 사람이 포착됐다. 음파 탐지기 조사에서는 작은 사람으로부터 분당 18회의 희미한 맥박과 호흡이 감지됐다.
베이루트 생존자 수색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구조대원들은 두꺼운 콘크리트 잔해를 치워가며 생존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크레인이 동원돼 철골과 큰 잔해들을 치우고 있지만,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일부 작업은 맨손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건물 1층에는 술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근 주민들은 수색 현장 인근에 모여 희망을 갖고 생존자가 구조되기를 바라고 있는 한편, 일부 주민들은 더 빨리 구조작업이 이뤄졌으면 생존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전날 건물 벽 추가 붕괴로 구조대원들이 위험해질 수 있어 수색 작업이 잠시 중단되자 100여명의 주민들이 즉각 수색 재개를 요구하며 인근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저 호흡은 우리의 마지막 호흡이자 마지막 희망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 "우리는 여기서 한 달 동안 있었는데 하룻밤도 버티지 못하느냐"고 비난했다.
현장 분위기는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구조대원과 장비들이 즉각 복귀할 것이라고 말한 뒤에야 진정됐다.
주민 몇 명은 폭발 이후 무너진 건물에서 피가 썩는 냄새가 나 2주 전 수색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 때 수색했다면 저 사람들은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조작업 관계자들은 생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당시 한 남성이 28일 간 매몰돼 있다 구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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