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실내운동시설 집합금지·카페는 테이크아웃만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1. 직장인 최모(31) 씨는 최근 '홈트레이닝'를 하기 위해 매트를 구입했다. 골프, 요가 등 꾸준히 운동을 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동안 집이 아닌 곳에서는 운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해 유튜브를 보며 운동하고 있다"며 "얼른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혀서 다시 예전처럼 즐겁게 운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2.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재택근무에 들어간 김모(29) 씨는 최근 우유 정기 배달 서비스를 신청했다. 김씨는 "커피에 우유가 들어간 카페라테를 좋아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며 카페에 들러 테이크아웃 하는 것도 불안한 마음에 집에서 만들어 먹기로 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아예 집에서 재료들을 사놓고 카페에서 파는 음료들을 직접 만들어 먹고 있다"고 했다.
한 모델이 '룰루레몬' 요가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2020.02.28 nrd8120@newspim.com |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상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한층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에 따라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홈트)'와 카페 대신 직접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홈메이드' 등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검색량의 빈도를 집계하는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홈트 검색량은 10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주별·월별로 각각 합산한 뒤 조회 기간 내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지난해 8월 9와 비교하면 홈트 검색량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홈트 검색량이 급증한 것은 강화된 방역 지침으로 헬스장, 수영장 등 실내체육시설이 문을 모두 닫으면서 집에서 운동하려는 이른바 홈트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내에서 운동하는 만큼 코로나19 감염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데다 맨몸으로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홈트족들의 설명이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동네 인근 하천에서 달리기를 하던 이모(29) 씨는 "다른 체육시설이 모두 문을 닫다 보니 하천 근처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불안해 홈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집에서 코로나19 걱정 없이 편하게 운동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0시부터 카페에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지면서 홈메이드 커피를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회원 수 80만명이 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에서 해 먹는 홈 카페 커피 레시피'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연유와 바나나우유를 탄 '바나나라테', 설탕물과 소금, 설탕 시럽, 우유 등을 섞은 '솔티드 캐러멜 라떼' 제조법 등이 담겼다.
김씨는 "집에서 한 번 커피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돈도 절약할 수 있고, 재택근무 도중에 마스크를 끼고 나갔다 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 좋다"며 "아예 캡슐을 넣어 내려 먹는 커피머신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했다.
홈메이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커피머신 판매량도 훌쩍 뛰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에스프레소 머신 판매량은 직전 주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이 에스프레소 머신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점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에 대한 강화된 방역지침이 오는 6일 0시까지 유지되면서 홈트, 홈메이드 선호 움직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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