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홍승훈의 리턴즈] 쪼갤수록 더 커지는 주식들

기사입력 : 2020년08월31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08월31일 06:00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언제부터인가 조각, 낱개로 파는 상품이 많아졌습니다. 조각 피자, 조각 케익, 조각 과일. 핵가족을 넘어 1인가구가 급속히 늘자 기업들이 고객 수요를 면밀히 계산해 만들어낸 마케팅 전략입니다.

요즘은 주식도 쪼개서 팝니다. 바로 주식분할인데요. 주가가 오르면서 개인, 특히 소액투자자들 접근이 불편해진데 따른 대응입니다. 한 판의 피자를 조각으로 나눠 파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물론 주식 한 주를 2~3개, 혹은 그 이상으로 쪼갤 뿐 질이 바뀌는 건 아니니 기업가치,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치진 않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싸 보이는 효과, 이로 인한 소액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은 한결 높아집니다.

최근 미국 거대기업인 애플과 테슬라가 주식분할을 잇따라 발표했는데요. 미국주식을 거래하는 상당수 국내 투자자들의 최애 기업 주식들이다보니 이번 분할에 대한 국내 관심도 꽤 컸습니다. 애플은 1주를 4주로, 테슬라는 1주를 5주로 쪼갰는데요. 28일 종가 기준으로 애플이 주당 500.34달러이니 분할후 125.08달러로, 테슬라는 2238.75달러에서 447.75달러로 낮아집니다.

시장 반응은 상당히 뜨겁습니다. 주식분할 발표후 테슬라는 보름동안 60% 가량 급등했고, 애플도 분할 발표 직후 한달동안 30% 넘게 올랐습니다. 급등 배경이 온전히 주식분할만은 아니라 해도 시가총액(애플 2조1400억달러, 테슬라 4174억달러)이 수백, 수천 조원 기업들임을 감안하면 급등의 수준이 놀랍습니다.

사실 미국에선 주식분할이 오랜기간 활발했습니다. 애플의 이번 분할은 1987년 이후 5번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월마트가 각각 9회, 포드 8회, 아마존도 세차례 주식분할을 했습니다. 나이키, 스타벅스, 세일즈포스닷컴, 넷플릭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초대형 기업들 역시 최소 2~3회 이상의 분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주식분할을 반대하는 이도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워런버핏이 대표적이지요. 그는 분할을 통해 주가를 낮추면 질이 떨어지는 단기 투자자들이 들어와 기업가치를 흐릴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당 가격은 32만5659달러(28일 기준). 한화로 무려 4억원에 육박하지요. 한 주를 사려면 한국에선 아파트 한 채 전세금을 빼야 살까 말까할 정도입니다. 물론 워런버핏 역시 시장의 끈질긴 요청에 한발 양보해 버크셔해서웨이 B주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B주도 너무 올라 또 50대 1 분할을 했지요. 그럼에도 현재 B주 가격은 216달러 수준입니다.

만약 미국내 수많은 우량기업들이 주기적으로 주식분할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수많은 버크셔해서웨이가 나오진 않았을까. 한주당 1억원을 호가하는 주식들 말입니다. 아니 어쩌면 지나친 고가에 거래 접근성이 떨어져 지금 수준의 기업 밸류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기업들이 주식분할에 소극적입니다.(서로 다른 액면가 제도로 한국에선 액면분할로 지칭) 과거 우리 주식시장에선 '황제주'란 말이 곧잘 회자됐는데요. 주당 100만원을 넘는 주식을 보통 그렇게 불렀습니다.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이 대표적입니다. 주당 가격이 워낙 비싸 소액투자자들은 쳐다보기만 할 뿐 주로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이었지요.

그런데 이제 시대가, 세상이 많이 바뀐듯 합니다. 투자자들은 더이상 황제주, 귀족주 닉네임에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단순 주가가 아닌 시가총액을 두고 평가하는 시장 컨센서스도 자리잡았습니다. 고가의 유명한 주식보단 돈 많이 벌어주는, 수익률 좋은 주식이 최고입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이 일정부분 영향을 줬습니다.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었던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실적공시를 했는데요. 이때 깜짝 공시를 덧붙입니다.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50분의1 분할한다는 내용이었지요. 당시 250만원 수준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5만원선으로 내려왔고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줬습니다.

숫자로도 증명됩니다. 액면분할 이전 14만명에 불과하던 삼성전자 투자자 수는 지금 145만명을 넘습니다. 2년 남짓기간에 무려 10배가 늘어났지요. 늘어난 거래량은 덤입니다. 최근 코로나 폭락장에서 중요한 수급세력으로 부상한 동학개미운동의 시작도 삼성전자였는데요. 이 또한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액면분할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일부 중소형주나 부실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액면분할 후 감자'라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간 투자문화의 차이도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가격 허들 등의 투자자 불편을 줄이려는 기업의 노력, 명분보단 실리를 우선하는 자세는 우리 시장의 성장과 발전에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런 면에서 주당 가격이 50만원대를 훌쩍 넘어선 LG화학(75만9000원, 액면가 5000원), 삼성바이오(79만9000원, 액면가 2500원), LG생활건강(150만9000원, 액면가 5000원), 엔씨소프트(85만6000원, 액면가 500원) 등에 대해선 중장기적으로 액분 가능성을 조금은 열어둬도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