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총괄 리병철 최근 상무위원회 오른 사례 주목"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낮아"vs "모른다" 의견 갈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공언했던 '새로운 전략무기'를 조만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10월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주목했다.
2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은 27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언급했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 혹은 신형 전략무기 공개가 (현재까지) 없었다"며 "이런 사실은 김정은이 자신의 계획에 진지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TV 캡처] |
그는 그러면서 핵무기와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총괄해온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오른 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기도 했다.
또한 "특정 인물을 중요한 위치에 올릴 땐 그에 맞는 이유가 있다"며 "리병철 부위원장은 분명 김정은이 원하는 구체적인 전문성과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커스 전 담당관은 "따라서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가 공개될 수 있다"며 "미 대선 이후에는 실제 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발에 나섰던 전례에 주목했다.
그는 "통상 미국의 새 행정부는 취임 후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발표하고 이 때 북한은 무언가를 터뜨린다"며 "대북정책은 북한의 행동에 맞게 강경한 방향으로 형성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도 대선 이후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면서 "북한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 초기 시절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당시 북한은 북한과 관여를 하고자 했던 오바마 행정부를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 '전략적 인내'와 미국의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는 계기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2월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낮아"vs "모른다" 의견 갈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직 당국자들은 '10월 서프라이즈'로 불리는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단 북미 정상의 '의외성'을 감안할 때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은 "의미 있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미국이나 북한 어느 쪽에서든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이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봐 온 행동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테리 연구원도 "이미 9월에 접어들어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상회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차 석좌는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며 "솔직히 이 일에 관여하고 있는 두 정상이라는 측면에선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