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셀·차바이오텍·바이오솔루션·엔케이멕스 등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첨단재생바이오약법(첨생법)의 시행을 하루 앞두고 관련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기업인 파미셀은 전 거래일 대비 0.22%(50원) 하락한 2만2650원에 장을 마쳤다. 파미셀은 급성 심근경색증과 간경변 등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첨생법 외에도 전날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노년층을 대상으로 성과를 보였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파미셀은 장 초반 2만48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오후 들어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하락 마감했다.
최근 3개월 파미셀 주가 흐름 [사진=네이버 금융] |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던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차바이오텍은 이날 5.27% 떨어진 2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바이오텍은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인 에스씨엠생명과학도 6.70% 내렸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이날 첨생법 시행에 발맞춰 희귀 질환 세포치료제와 조직공학을 적용한 세포시트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외에 체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솔루션(-3.47%),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엔케이맥스(-3.27%),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LC'를 개발하는 녹십자셀(-2.74%) 등이 동반 하락했다.
2018년 8월 발의돼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첨생법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첨생법은 재생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일정조건을 충족할 경우 심사기준을 완화해 맞춤형 심사, 우선심사, 조건부허가 등을 가능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먼저 맞춤형 심사는 개발자 일정에 맞춰 허가 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사전 심사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선심사는 의료수단이 없는 질환에 투여하는 혁신·바이오 의약품을 다른 의약품보다 우선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밖에 조건부 허가는 임상 3상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임상 2상만으로도 시판을 허가해 주는 것을 뜻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첨단재생의료 범위는 치료방법에 따라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조직공학치료 △융복합치료 등 4가지로 나눠진다.
첨생법이 시행되면 치료제 개발의 진입장벽이 낮아질뿐더러 개발 일정도 단축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관련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등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차기 테마로 첨생법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권고한다"며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수가 적거나 제품을 이미 출시한 업체들보다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첨생법의 세부 시행령과 규칙 등이 아직 입법예고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오는 28일 법안이 시행된다고 해도 당장 바이오산업에 큰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법이 시행되면서 갑자기 허가가 난다거나 세포시술이 늘어난다거나 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한국에서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산업이 형성되고 관련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기대를 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