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1·2심 징역 6년
재판부 "고의 아니지만 엄하게 처벌받아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5살짜리 딸을 훈육 목적으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43) 씨에게 "1심이 선고한 형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재판부는 "죄명 자체도 그렇고 피고인이 고의로 한 것은 아님이 틀림없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결과가 중대하고 피고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피해에 대해 엄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원심 형이 가벼워 항소했다며 이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반면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고 자신의 잘못으로 두 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 딸은 남편과 시어머니가 데리고 있고 둘째 딸은 추모공원에 잠들어 있다"며 "직접 가서 애도할 수 있는 기회와 훗날 첫째를 다시 만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1심은 앞서 이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7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부모로서의 정상적 훈육이나 체벌로 볼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딸에 대한 살해 의사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점이 아닌 점, 피고인의 불우한 성장 과정, 결혼 후 남편 및 시댁과의 갈등, 출산 이후 보인 산후 우울증 증세, 피고인이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관악구 소재 자택에서 자신의 딸 A(5)양을 여행용 가방에 3시간 가량 가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 씨는 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훈육 목적에서 가뒀다가 의식이 없자 인근 병원 응급실에 데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A양의 몸 여러 군데서 멍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같은해 6월부터 9월까지 딸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효자손으로 딸의 엉덩이를 수차례 때려 아동학대 혐의도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