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핌] 이주현 기자 = 경기 안산 29번 코로나19 확진자와 만난 뒤 감염된 청주 36번 확진자에 대한 동선이 청주시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공개됐지만, 안 하느니만 못한 정보에 수백 건의 항의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청주시는 18일 지역 내 36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동선을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렸다.
확진자 진술에 따른 동선을 보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관외 지역을 다녀왔고, 16일 오후 4시부터 오후 4시 20분까지는 청주시 서원구의 00찻집을 방문했다.
다음 날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1시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직장인 00물류에 있었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3시에는 청원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공지했다.
정작 중요한 상호명은 모두 블라인드 하는 등 부실한 정보 공개에 청주시를 지적하는 수백 건의 항의 댓글이 달렸다.
18일 청주시가 블로그에 올린 36번 확진자 동선. [자료=청주시] 2020.08.18 cosmosjh88@newspim.com |
시민 A씨는 "광주 만해도 확진자가 어디를 다녀갔는지 자세히 알려준다"라고 지적했다.
B씨는 "확진자와 식당 등 공공시설의 암묵적인 보호를 위해 이름 공개 안 하는 것은 다른 청주 시민들이 더더욱 청주 공무원들을 불신하게 만든다"라며 "확진자가 어디를 갔는지 모르니까 다녀가지도 않은 안전한 식당 등도 장사가 안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C씨는 "(확진자가) 마스크도 안 썼다면서 어디 직장인지, 어디 사는지 왜 공개 안 하나"라며 "이런 식이면 문자(알림) 보내지 말라"라고 했다.
D씨도 "나도 00찻집과 00음식점 갔었는데, 이러면 청주시는 알아서 검사해주나"라며 "이걸 동선이라고 올려놓고 문자 보내면 시민들 약 올리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비꼬았다.
E씨는 "서원구에 찻집이 몇 개인데"라며 "스쳐 지나가도 불안한데, 상호명 안 알려줄 거면 동이라도 알려줘라. 동선 공개하는 의미가 없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청원보건소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초창기에는 동선이 자세히 공개했지만, 너무 오픈이 되니까 낙인 효과 때문에 추가 피해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다.
청주시의 확진자 동선 공개 문제는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온 상태다. 청원인은 '청주시의 코로나19 관련 안일한 행정을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만을 토로했고, 18일 오후 1시 46분 기준 4990명이 동의를 눌렀다.
글에는 "청주시에서 보내는 긴급재난문자보다 언론보도가 몇 시간씩 빠르고, 늦게라도 보내는 긴급재난문자에는 간단한 내용이 전부"라며 "기껏 재난문자에서 안내한 청주시 블로그에 들어가 보면 시에서 공개한 확진자 이동 경로 내역이 타 시도의 안내에 비하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개된 상호가 익명이어서 그 시간대에 해당 식당과 병원 등에 있었는지를 도저히 알 수 없다"라며 "청주시의 코로나19 관련 행정이 타 시도와 같은 수준으로만 개선돼 청주시민이 더는 불필요한 공포에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청주시 서원구에 거주하는 F(40)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5일 모친이 입원한 안산 한도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온 F씨는 이틀 뒤 모친(아산 29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청주시 청원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F씨는 이날 오후 11시 30분 양성 확진 통보를 받았고, F씨의 남편과 자녀 2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F씨는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치료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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