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세계 4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로 수백조원을 굴리는 칼라일그룹 공동대표 글렌 영킨이 사임했다. 이로서 한국인인 이규성 대표가 칼라일을 책임지게 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은 공동대표 영킨이 오는 9월말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영킨이 지역공동체를 위해 일하는데 온 힘을 쏟기 위해서다.
운용자산 규모 2170억달러(약260조원)인 칼라일은 상장기업으로서 지난 1분기에 대규모 손실(7억900만달러)을 내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코로나19(COVID-19)의 경제쇼크를 잘 해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킨은 "칼라일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을 바라보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비록 쇼크에 빠졌지만 칼라일 특유의 팀웍으로 위기에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에 칼라일에 입사해 긴 세월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영킨은 2018년부터 한국인 이규성과 함께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영킨은 최고운영책임자(COO)였고 이규성은 최고투자책임자(CIO)였다.
두 사람은 공동대표 취임은 사모펀드 업계의 후계자에게 처음으로 실질적인 회사 경영을 맡기는 사례가 됐다. 블랙스톤, 아폴로글로벌, KKR 등은 후계자를 길러왔지만 이렇게 경영권까지는 넘기지 않은 상태였다.
영킨 공동대표가 사임을 발표한 이날 칼라일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창업자 루빈스타인 회장은 "지역공동체를 위한 일에 전념하게 된 영킨은 그간 대표직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면서 "이규성 대표와 계속 일하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칼라일의 단독대표가 된 이규성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응용수학을 전공했다.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근무하다 1992년 글로벌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로 이직해 약 20년 가까이 투자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2013년 칼라일 창업자 중 하나인 윌리엄 콘웨이가 이 신임대표를 추천해 현재의 칼라일로 자리를 옮겼고 2018년에 영킨과 함께 칼라일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규성 칼라일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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