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판 바꾼 샤오미, '미10라이트' 출시 지연
오프라인 매장 판매 불투명...새 파트너 한국테크도 난감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외산폰의 무덤' 한국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총판까지 갈아치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전열을 가다듬자마자 암초를 만났다. 올해 두 번째 한국 출시 스마트폰이자 50만원대 5세대(5G) 이동통신폰인 '미(Mi)10라이트'의 출시가 늦춰지고 있음은 물론, 이동통신3사의 오프라인 판매점을 통해 스마트폰을 판매하려던 계획도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올해 샤오미 사업으로만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자신한 한국테크놀로지도 덩달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1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이통3사에 따르면 '미10라이트'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샤오미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태로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샤오미의 '미10라이트' [자료=샤오미] 2020.07.01 nanana@newspim.com |
미10라이트는 샤오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10'의 보급형 모델이다. 6.57인치 디스플레이에 스냅드래곤 765G 칩셋, 4160암페어시(mAh) 용량의 배터리와 4800만화소의 메인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제품은 지난 5월 15일 국내 전파인증을 획득하면서 지난달 중순께 국내에 정식 출시될 것으로 점쳐졌다. 스마트폰은 전파인증 후 상용망에서의 단말 품질을 측정하는 이통사의 필드테스트를 거치는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이 아니라면 한 달 정도의 필트데스트를 거쳐 정식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한국에 5G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시장영향력을 키워보려는 샤오미와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중압감을 느낄 한국테크놀로지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다. 반면 한국에서 선호도가 높지 않은 중국산폰들은 주로 자급제폰으로 팔리거나 이통사 온라인몰에서 판매돼 한국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있어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에 샤오미는 올해부터 한국 이동통신3사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총판 파트너를 지난해 말 지모비코리아에서 한국테크놀로지로 바꿨다. 샤오미측 관계자는 "올해 5G 스마트폰이 새로 출시되면서 한국에서 새로운 전략을 취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와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는데 유무선 통신장비 제조업으로 시작한 한국테크놀로지의 업력에 대해 샤오미측의 기대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크놀로지도 홍미노트9과 미10라이트를 합쳐 올해 3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미10라이트의 이통3사의 오프라인 매장 판매 논의가 무산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판매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통3사는 "출시 여부도 결정되지 않아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끼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미10라이트의 오프라인 매장 판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샤오미의 홍미노트9S [자료=한국테크놀로지] 2020.07.01 nanana@newspim.com |
이통3사 입장에서 국내 판매량이 10만대 이하인 중국산폰을 재고 관리가 쉽지 않은 오프라인에서 판매하겠다고 결정할 유인이 낮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시된 '홍미노트9S'의 판매량은 전작인 '홍미노트8T'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중국산폰은 주로 직구로 구매해 세컨드폰으로 쓰는 이용자들이 많고 총판을 통해 팔리는 물량 자체는 많지 않다"며 "중국산폰의 수요에 대한 확신이 갑자기 늘어날만한 계기가 없는 한 이통사들이 오프라인 판매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시장점유율 10%로 삼성전자, 화웨이, 애플에 이어 4위를 차지하는 메인 플레이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0%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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