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국왕이 과거사 유감 표명한 경우는 이번이 최초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벨기에 국왕이 콩고민주공화국을 과거 식민통치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벨기에 현 국왕이 과거 식민통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그가 최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필리프 국왕은 이날 민주콩고 독립 60주년 기념,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과거 식민 통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자신의 조상인 레오폴드 2세가 저지른 '폭력과 잔혹행위'를 인정했다.
그는 "나는 과거의 상처에 대해 나의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그 고통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로 인해 되살아 났다"고 말했다.
레오폴드 2세는 지난 1880년대 지금의 민주콩고 지역을 사유지로 선언하고, 이곳의 고무와 상아·광물 등을 강탈하고 학살을 자행한 벨기에 국왕이다. 그는 1885년부터 약 20년 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콩고가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것은 1960년 6월 30일이다.
필리프 국왕의 서한은 미 백인 경찰관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벨기에에서는 시위대가 레오폴드 2세 동상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오스트플란데렌주 겐트는 잇달은 시민들의 요청과 지역 당국의 요청에 레오폴드 2세 흉상을 철거하기로 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의해 훼손된 레오폴드 2세 벨기에 국왕 흉상. 2020.06.09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