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옥스포드대, 노인 환자 대상 백신 후보물질 임상 개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취약계층인 노인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을지 보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 등 제약사들은 별도로 노인 환자들을 위한 백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한 노인이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있다. 2020.06.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 등 일부 제약사들은 노인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찾기 위해 투여량을 늘리거나 주사에 촉진제를 추가하는 등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화이자는 노인 환자들에게 백신 투여량을 늘리는 것이 항체 형성에 더 도움이 될지 연구 중이며 일부 제약사들은 노인들의 백신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2세대 대상포진 예방백신 '싱그릭스'(Shingrix)를 코로나19 백신 촉진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적어도 백신 후보물질 1개가 노인들을 위해 개발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화이자와 옥스포드대학 등은 이미 코로나19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후보물질 실험을 시작했다.
프란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장은 "백신이 병에 걸릴 위험이 낮은 20대를 보호하지만 65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전혀 효과가 없다면 특별히 유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상시험용 백신 중 일부가 "노년층 개인에게 더 나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시험 결과 나타날 수 있다. 이후 약품을 어떻게 분배할 지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노년층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인체는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가 약해지는데 매년 미국에서 독감 등 전염병으로 사망하는 인구 중 90%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 중순 사이 65세 이상 미국 코로나19 환자 입원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아 50~64세의 약 두 배, 18~49세 환자 입원율의 5배가량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을 위한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신은 인체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착각을 일으켜 면역체계가 항체를 형성할 수 있게끔 하는 원리인데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들은 항체 형성이 어렵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 백신을 투여한 청년층과 어린이 70~90%에게 효과적인 반면 65세 이상 노인은 30~50%만 항체를 형성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00여개의 백신 후보물질이 개발 중에 있거나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WSJ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제약사들과 협력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모더나는 이미 55세 이상 시험 대상자들에게 임상을 진행했으며, 존슨앤드존슨(J&J) 역시 다음 달부터 노인 대상 시험에 나선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