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회의서 "위안부 운동 숭고한 뜻 폄훼 안돼"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사용을 둘러싼 논란에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정의연 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낸 기부금이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면 국민들의 성의가 바르게 쓰이게 되고 기부 문화도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페이스북 ] |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며 "시민단체도 함께 노력해주고 국민들도 시민운동의 발전을 위해 생산적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위안부 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매우 혼란스럽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결론부터 말하면 위안부 운동의 대의는 굳건히 지켜져야 한다"며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에서 시작된 위안부 운동이 국내외에 피해 참상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한일 간 역사문제를 넘어 인류 보편의 인권과 평화 문제 논의로 발전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며 "위안부 운동은 인간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로 성장해온 운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또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며 "피해자 할머니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정의연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정의연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데 따른 진화 차원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위안부 운동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온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진정한 사과와 화해에 이르지 못했다"며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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