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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자유무역항 테마주', 중국 증시 다크호스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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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쇼핑 천국 '제2의 홍콩'으로 육성
면세·여행·레저·인프라 관련 상장사 수혜
의료관광도시 조성, '제약사' 성장성 기대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중국 당국이 올해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이난 테마주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 2018년 4월 하이난 경제특구 건설 30주년을 맞아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이 구상안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에도 하이난 테마주는 중국 증시의 핫키워드였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은 하이난성을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높은 수준으로 개방해 세수, 시장진입, 금융제도 등 여러 방면에서 특혜를 적용하는 고도의 자유무역지구로 개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미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입법 강행에 따른 대중국 제재로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한 가운데 공개된 이 계획은 하이난을 '홍콩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강하게 묻어난다는 점에서 올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 기관들은 중국 당국이 하이난을 '면세 쇼핑 천국', '국제 의료관광 도시', '글로벌 관광 메카' 등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면서 하이난성 본토 소재 상장사를 비롯해 면세, 여행, 인프라, 부동산, 의료, 레저, 운수 업종에 종사하는 상장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6.02 pxx17@newspim.com

◆ '특별관세구역' 조성, 면세·자산관리 업체 수혜 기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에는 중국 대표 관광 명소인 하이난을 홍콩의 뒤를 잇는 '면세 쇼핑 천국'으로 육성하기 위한 당국의 의도가 담겨있다. 

중국 당국은 하이난성을 관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는 '제로 관세(零關稅)' 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우선은 일부 상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면제키로 했다. 또, 이번 계획에 따르면 하이난 방문 관광객의 면세 쇼핑 한도는 기존의 1인당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으로 확대된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하이난을 찾는 쇼핑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 관광, 여객운수 기업들이 적지않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 대상 기업은 중국국제여행(中國國旅∙CITS 601888.SH)이다. '중국국제여행'은 여행 및 면세점 사업을 병행하는 국유기업이다. 지난 2012년 도입한 '하이난 리다오(离岛) 면세 정책(하이난성을 방문한 내국인에게 2배로 늘린 면세 한도 적용)'에 관련한 업무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전액출자회사인 중몐하이난공사(中免海南公司)는 하이난성면세품유한공사(海南省免稅品有限公司)의 지분 51%를 인수해 하이난 면세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계획에 따르면 서비스업, 최첨단 기술 산업 관련 기업을 하이난성으로 유치하기 위해,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15%의 소득세도 감면해줄 계획이다. 또, 금융 및 투자 개방 강도를 확대하며 해외자금 유치에 박차를 가하는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세금 및 금융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자산관리회사(AMC)의 수혜도 기대된다.  

해덕주식(海德股份)은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유일한 전액출자 자산관리회사다. 불량자산의 증권화 투자, 불량자산 매수 처리 등 다양한 자산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착수되면 현지의 차별화된 세금징수 시스템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 

◆ '관광메카'로 육성, '숙박∙레저·운수' 서비스 수요 확대

중국 당국이 하이난을 관광산업 기지로 육성하는 데 팔을 걷어 붙이면서 숙박, 레저, 운수 업계의 서비스 수요 확대도 예상된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여행업이 올해 하반기 들어 V자 형태의 급반등 곡선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 본격화와 함께 하이난을 찾는 관광객의 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동해A(大東海A 000613.SZ)는 하이난성 싼야(三亞)시에서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 체인을 보유한 업체다. 해당 호텔은 최대 유동 인구를 자랑하며 싼야 유일의 무료 개방 국가공인 AAAA급 관광지인 대동해(大東海, 다둥하이)에 위치해 있다. 올해 하반기 여행 수요 증가, 오랜 기간 축적한 브랜드 인지도와 규모 등이 성장 포인트로 꼽힌다. 

라우산(羅牛山 000735.SZ)은 재배 및 양식, 농수산물과 사료 가공 판매를 비롯해 건축 공정, 부동산 개발, 기계부품 및 전자제품 판매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라우산은 하이난 관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경마 산업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라우산 산하의 국제승마술클럽(國際馬術俱樂部)은 하이난을 '국제 경마 레저 문화도시'로 구축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하이난성 하이커우(海口)시 2000무(亩, 1무=666.7㎡) 규모의 농장은 유력한 경마장 건설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해협주식(海峽股份 002320.SZ)은 하이난성을 대표하는 해운업체로서, 주요 업무는 하이난성을 중심으로 남해(南海, 난하이)의 관광객과 자동차를 운송하는 대형 선박을 운영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대형 선박을 수입해온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해협주식은 다년간의 안정적인 운송능력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도로여객운송, 터미널 개발·경영, 여행, 물류 및 자동차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는 하이난 대표 여객 운수 기업인 해기그룹(海汽集團 603069.SH) 또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유망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다. 

◆ '인프라+레저·관광' 두마리 토끼 잡는 상장사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인프라, 건축물, 인터넷 설비 등 건설 산업의 수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중국 당국이 본격 추진할 '신형 및 전통 인프라' 산업 지원과 맞물려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일부 상장사는 주 업무인 인프라 사업 외에 레저·관광 사업에까지 투자를 늘리고 있어 그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해남서택(海南瑞澤 002596.SZ)은 하이난성의 최대 시멘트 생산 기업으로 하이난성 시멘트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하이난성 인프라 건설과 토지개발 확대에 힘입어 주문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해남서택은 경마 산업에도 관여하고 있어 향후 '인프라+관광'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통해 얼마나 큰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증권 기관들은 "해남서택은 하이난성 최대 경쟁력을 보유한 시멘트 생산 업체로서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 규모, 기술 등 다방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남고속(海南高速 000886.SZ)는 고속도로 건설 및 보수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업체다. 해남고속은 주요 업무 외에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와 충하이(瓊海)시의 유명 브랜드 호텔 체인을 경영하고 있다. 현재 해남고속은 강소남대특색도시개발공사(江蘇南大特色小鎮開發公司)와 함께 하이커우를 다채로운 시합경기를 즐길 수 있는 특색 있는 관광구역으로 조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중이다.

해항인프라(海航基礎 600515.SH)는 부동산, 공항, 물류, 면세, 호텔, 건설 등 하이난성 내 인프라와 관광에 관련한 다양한 사업과 업무에 몸 담고 있다. 특히, 산하의 자회사만 100곳이 넘어 규모면에서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 '국제 의료 관광도시' 육성, 제약업체 '방긋'

중신증권(中信證券)은 중국 당국이 보아오러청(博鰲樂成)선행시범구 조성을 시작으로 의료기기 수입 공급 및 의료자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하이난성의 의료 관광 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아오러청'은 지난 2013년 중국 국무원의 비준을 통해 하이난성 보아오시에 건설된 중국 유일의 국제 의료 관광 산업단지로, 의료기기 및 약품 등록 심사 간소화, 임상응용 및 연구에 쓰이는 의료기술의 도입 우대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양로∙과학연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하이난성 지역 의료 관광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영강제약(靈康藥業 603669.SH)은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화학제제(활성성분이 화학 합성물질인 의약품) 생산 기업으로 특히 비경구적 영양제, 항바이러스제, 화학계통 약제 등의 영역에서는 업계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 제품 라인 판매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은 영강제약 전체 수익의 90%를 차지한다. 

영강제약의 본래 기업 명칭은 '해남영강제약유한공사'로 하이난성 소재 기업이었으나, 상장 우대 정책을 고려해 지난 2013년에 기업 주소지를 시짱(西藏) 산난(山南)시로 옮겼다. 특히, 영강제약은 하이난성 자유무역구에 보아오(博鰲) 최첨단 병원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 2018년 투자에 나서 그 성장가능성이 더욱 기대된다. 

국성증권(國盛證券)은 "영강제약이 의료 업계의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화학제제 + 약품 원료 + 의료서비스'의 삼위일체 경영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 당국의 하이난성 의료 산업 지원 속 다양한 영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성장력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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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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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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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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