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시 데이터베이스 접근하려면 별도 보안대책 필요해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코로나19(COVID-19)로 일본에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도입이 더디다고 29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지자체 특성상 주민 대면업무가 많아 재택근무로 방대한 개인정보를 취급하려면 보안 대책에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종합행정네트워크에 접속이 가능한 채팅 프로그램이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마스크 쓰고 전철 이용하는 일본 도쿄 시민들. 2020.02.18 goldendog@newspim.com |
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つくば)시는 4월부터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본청에서 일하는 1300여명의 직원 중 300명 정도가 재택으로 전환했다. 다만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재택에서 관청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해도 데이터접근이 필요없는 문서를 작성하는 게 전부다.
이에 쓰쿠바시는 재택근무에서 관청 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향후 재택근무 직원 전용 단말기 50대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50대로는 재택근무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은 주민대응이나 개인정보 취급과 거리가 있는 업무를 하는 총무나 기획 등 일부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한다. 일본 지자체의 인터넷망은 여러개의 회선으로 나뉜다. 지방공공단체 정보시스템기구에 따르면 지자체는 보안대책을 위해 마이넘버(일본식 주민등록번호)용 시스템, 전국 지자체를 연결하는 종합행정네트워크(LGWAN), 통상 인터넷 등 3개의 회선을 분리해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지자체는 업무 특성 상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에서도 LGWAN이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려면 만반의 보안대책이 필요한데, 여기엔 또 추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 앞서 쓰쿠바시 담당자도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단말기를 도입하거나 회선을 사용하려면 억 단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때문에 총무성이 각 지자체에 코로나19 대응으로 재택근무를 적극 도입하라고 통지를 보냈지만, 실제 재택을 하는 비율은 적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정령지정도시를 제외한 일본 전국 1721개 기초지자체 중 재택 근무를 도입하고 있는 곳은 지난 3월 26일 시점에서 51곳으로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이에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재택근무 중에서도 관청에 있는 직원과 인터넷으로 자료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지자체 'LoGo채팅'이 주목받고 있다.
이 채팅 프로그램은 후루사토납세(ふるさと納税·원하는 지자체에 주민세를 납부하는 제도) 사이트를 운영하는 트러스트뱅크 사의 것으로, LGWAN에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재택근무 등을 한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5월 27일 기준 일본 전국에서 297개 기초지자체에서 해당 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오사카(大阪)부의 이즈미오쓰(泉大津)시도 지난 2월 하순 로코채팅을 도입했다. 이즈미오쓰시 위기관리과 관계자는 "부서 간 정보공유가 원활해져 전화대신 채팅을 이용하는 게 업무시간 절감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재택근무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에히메(愛媛)현 야와타하마(八幡浜)시 공무원 출신의 지자체 IT시스템 전문가인 다카쿠라 마키코(高倉万記子)씨는 "재해대응 등을 생각하면 지자체가 재택근무 도입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며 "직원들도 보안 의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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