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가능성은 낮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한국이 일본에 수출규제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요청한 데드라인(5월 31일)이 임박했으나 일본은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28일 정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일본 정부에 수출규제 문제 해결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월말까지 밝혀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일본과 수출규제 관련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WTO 제소 절차를 정지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한일 통상·외교 당국 간 대화는 진행 중이지만 일본은 아직까지 수출규제와 관련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2일 "수출관리 조치 재검토는 수출관리 제도의 정비와 그 운용실태를 근거로 행해져야 하며, 지소미아와는 완전히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지난해 7월 시행 이후 상당 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다음 달에도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WTO 제소를 고려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WTO 제소 절차는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일본 정부와 WTO 사무국에 전달하면 공식 개시된다. 일본이 양자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WTO의 소위원회인 패널을 통해 각종 쟁점을 다툴 수 있다.
WTO 제소는 최종 결론까지 2년 이상 소요될 수 있으나 승소할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가 부당한 조치라는 점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한일 간 대화의 창은 유지된다.
지소미아 종료는 수출규제 대응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미아는 한일관계뿐 아니라 한미관계에도 영향을 주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뒤에도 미국은 상당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을 통해 한일관계를 개선한 뒤 협력 분야를 넓혀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본은 방역 경험 공유에만 관심을 보이고 최근 한국인의 입국 제한을 연장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이 먼저 입장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일관계 전반에 걸쳐 양측의 입장이 첨예해 6월 이후 더욱 긴장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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