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로부터 수억원 뇌물수수 혐의…1심 실형
검찰 "국회의원 책무 저버리고 권한 사적 사용"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 등 대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총 징역 8년 6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22일 열린 전 전 수석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에 추징금 6억5000여만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롯데홈쇼핑·GS홈쇼핑·KT 등으로부터 5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018년 6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6.25 yooksa@newspim.com |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국회의원의 책무를 저버리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사로이 사용해 여러 기업으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사안"이라며 "국민 대표로 누구보다 양심에 따라 일해야 함에도 거액의 뇌물을 수수해 사익을 위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사안의 중대성, 수수금액,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해 1심 구형대로 선고해달라고 했다.
앞서 1심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방송 재승인 문제를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기부하게 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에 벌금 3억5000만원 및 추징금 2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기획재정부 공무원에게 e스포츠협회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20억원의 예산을 반영하라고 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전 전 수석이 GS홈쇼핑과 KT에서 뇌물을 수수한 혐의와 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해외 출장을 가면서 쓴 비용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전 전 수석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해 다투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지는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비서관 윤모 씨와 공모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 GS홈쇼핑으로부터 1억5000만원, KT로부터 1억원 등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e스포츠협회에 기부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밖에도 전 전 수석은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e스포츠협회에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게 한 혐의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와 관련해 e스포츠 방송업체 대표에게 2000만원을 받은 혐의, 의원실 직원 허위급여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으로부터 5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와 680만원 상당의 숙박비를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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