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작년 영업손실 134억...2년째 영업적자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부산·경남·울산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주류업체 무학이 수도권 공략 실패에 이어 안방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무학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부・울・경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수성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올 들어 두 번째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주류업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한 탓에 신제품 출시를 미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무학 실적 추이. 2020.05.12 hj0308@newspim.com |
무학은 이달 초 생강을 첨가한 '좋은데이 생강'을 출시했고 앞서 지난 2월에는 뉴트로 콘셉트인 '브라보 청춘'을 선보였다. 브라보 청춘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청춘소주 무학'을 재정비한 제품이다. 뉴트로 열풍에 맞춰 청춘소주 무학을 출시했지만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자 넉달 만에 리뉴얼 제품을 선보인 것.
이처럼 무학이 신제품 출시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한 때 '좋은데이 과일소주' 열풍을 일으키며 유명세를 탄 전력이 있어서다.
당시 무학은 과일소주 인기에 힘입어 수도권으로 진출했지만 대선주조 '대선'과 하이트진로 '참이슬'에 밀려 부울경 점유율을 뺏기자 서울 지역 영업, 마케팅 등 조직을 철수하거나 축소했다.
특히 대선주조는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50%를 회복해 시장 1위를 탈환했고 경남권은 하이트진로 점유율이 10%대를 기록하며 무학의 점유율은 좁아지고 있다.
최재호 무학 회장.[사진=무학] |
◆무학 2년 째 영업적자...하반기 충주공장 완공 앞뒀지만 활용 미지수
무학의 뼈아픈 실책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졌다. 무학은 2006년 11월 좋은데이 출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주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지난 2014년 매출 2901억원, 영업이익 814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무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액 13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판관비마저 줄이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100억원) 보다 34% 확대됐다. 지난해 무학의 매출액은 1664억원으로 전년 동기(1937억원)에 비해 14% 감소했다.
창원, 용인, 울산 등 공장 생산실적도 매년 줄고 있다. 2017년 1216억원에 달하던 생산실적은 2년 만인 2019년 933억원으로 23.3% 급감했다.
신규 공장 설립도 지연되고 있다. 당초 무학은 2017년 충주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 충주공장을 설립을 추진, 작년 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시공사가 부도가 나면서 올 하반기로 1년 6개월 가량 늦춰졌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안방을 뺏긴 무학이 다시 수도권을 공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보유 중인 공장도 생산 규모가 줄고 있는 추세라 충주 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도 이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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