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이앤티 내부거래 비중 5년 새 14.9% 감소
식품, 유통, 무역 등 신사업 강화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서영이앤티'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서영이앤티는 생맥주 기자재 납품이 주력 사업으로 하이트진로에 매출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작년 식품수입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 비중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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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 내부거래 추이. 2020.05.08 hj0308@newspim.com |
◆서영이앤티 내부거래 비중 36.9%→22% 감소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매출액 90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45억원)에 비해 21.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작년 서영이앤티의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43억원 대비 18억원 이상 증가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줄었다. 지난해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200억원으로 전년(198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22%로 같은 기간 전년(26.6%) 보다 4.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 매출이 소폭 늘어난 것은 작년 신제품인 '테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생맥주 기자재를 납품하는 서영이앤티의 매출도 함께 증가해서다. 서영이앤티 내부거래는 대부분 하이트진로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서영이앤티의 전체 내부거래액은 203억원으로 이중 200억원이 하이트진로에서 발생했다.
다만 서영이앤티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5년 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력 사업인 생맥주가지재 납품 이외에 식품, 유통, 무역중개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며 전체 매출을 키운 효과다.
서영이앤티는 2012년 신사업 본부를 설립하고 이듬해인 2013년 이탈리아 식품 브랜드인 '올리타리아'와 수입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초 호올스, 토블론, 밀카, 캐드베리, 필라델피아 치즈케익 등 몬델리즈사의 5개 브랜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 제품은 당초 동서에서 수입유통 했지만 계약 만료 후 서영이앤티가 국내 판권 계약을 따냈다.
서영이앤티는 신사업 비중을 매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2018년 기준 전체 매출(745억원)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60억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으며 5년 내 신사업 매출을 7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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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사진=뉴스핌DB] |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대상 피하려면..."외형 확대로 몸집 키워야"
이처럼 신사업 추진을 통해 외형 성장에 나선 데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피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맥주 기자재를 납품하는 회사는 서영이앤티와 경쟁사인 오비맥주 단 두 곳 뿐이다. 내부거래 규모를 줄이기 위해 경쟁사와 거래할 수도 본업을 철수 할 수도 없다.
또한 서영이앤티 지분은 오너 일가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이 지분 58.4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어 차남 박재홍 상무(21.62%). 박문덕 회장(14.69%), 박 회장의 형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회장(5.16%)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 일가 지분이 20%이상일 경우 내부거래 금액 기준 200억원, 내부거래 비중 12%이상일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앞서 공정위는 서영이앤티를 편법승계를 위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대상으로 판단, 과징금과 과태료 등 처분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했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서영이앤티가 신사업을 통한 확대로 내부거래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면서 "본업을 철회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이며 비중을 축소하려는 자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