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작년 6월 '보톡스 제조사' 엘러간 인수 발표
매출 60% 차지하는 '휴미라' 특허 만료 앞서 다각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경쟁 감시 당국이 미국 제약회사 애브비의 '630억달러(약 77조원) 규모' 엘러간 인수 계약을 승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지난 5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애브비의 엘러간 인수 승인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표, 반대 2표로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제약회사인 앨러간은 '보톡스' 제조사로 유명한 곳이다.
FTC는 애브비와 엘러간 양측이 엘러간의 자산 일부를 네슬레와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점을 주목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자산은 외분비성췌장기능부전증(췌장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화효소가 부족해 음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현상), 대장염, 크론병 치료 부문과 관련된다.
작년 6월 애브비는 엘러간을 6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의 60%를 의존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특허 만료(2023년)에 따른 수익 절벽 현상을 우려해서다. 미용 의료 부문에 강점을 가진 엘러간을 인수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휴미라는 2018년 단일 의약품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약 200억달러의 판매액을 올린 이력을 갖고 있다. 휴미라는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뒤 획기적인 류마티스 치료제의 명성을 얻어 전 세계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애비브는 휴미라와 관련한 방대한 건수의 특허를 신청해 다른 기업의 후속약물 출시 시기를 늦추고, 미국 시장에서 약가를 끌어올리는 등의 방식을 통해 수익을 늘려왔다.
하지만 미국에서 약가 급등이 사회 문제가 되자 FDA가 후속 치료제의 진입을 막는 대형 제약사의 행보를 비판하는 등 특허 연장이 어려워졌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플로어에 설치된 스크린에 애브비의 주가가 표시된 모습.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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