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국경 접근 주민 총살' 경고…밀수꾼도 자취 감춰"
"中, '북한 호랑이'라고 주장…北 주민들 분노"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중 국경 인근 중국지역에서 발견된 호랑이 사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인돼 해당 지역 통제가 대폭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북한 방역당국은 북·중 국경 인근 중국지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호랑이 사체를 발견, 완화됐던 국경지역 통제를 다시 강화했다.
[삭주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2018년 8월 북한 평안도 삭주군 압록강 인근에서 철조망 너머로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국경 바로 인접지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장백산(백두산) 호랑이 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국경 봉쇄조치가 더 삼엄해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완화됐던 국경 통제가 다시 강화돼 국경경비대가 아무도 국경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것과 때를 같이해 국경경비대와 사법당국이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국경연선에 접근하면 누구를 막론하고 총살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며 "여느 때보다 강경한 경고가 내려지자 국경봉쇄 기간에도 암암리에 강무역(밀수)을 해오던 밀수꾼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도 내의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들에도 국경연선에 절대 접근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가 거듭 강조되고 있다"며 "압록강 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던 주민들도 더는 강물을 이용할 수 없게 돼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요즘 코로나19 비상방역대책이 한층 강화되고 국경지역 주민들의 국경연선 접근이 삼엄하게 통제되고 있다"며 "5월이면 코로나사태가 해제되어 공식, 비공식 무역이 재개될 줄 알았던 주민들은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경연선에서 발견된 호랑이 사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오고 이 호랑이가 조선과 중국의 국경을 넘나들면서 생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중국 측에서는 이 호랑이가 백두산에 서식하는 조선 범(북한 호랑이)이라면서 장백산 일대의 국경에 철조망을 증설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미 오래 전에 백두산에서 호랑이가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국 측 국경지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호랑이가 조선 범이라는 주장이 말이 되느냐"며 "더구나 죽은 호랑이가 코로나로 죽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우리에게 철저한 국경통제를 요구하는 중국당국의 처사에 대해 국경지역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