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영국 의료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서 갑작스런 후각과 미각 둔화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자가 격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전 세계 의사들이 보고한 사례들을 들며 갑자기 커피나 카레 등 강한 향을 맡지 못하는 등 후각과 미각 둔화 증상이 나타나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한 상점 직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2020.02.25 [사진=로이터 뉴스핌] |
클레어 홉킨스 영국 비(鼻)과학학회 회장과 니르말 쿠마르 영국 이비인후과 의사협회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후각과 미각 둔화가 코로나19 증상일 수 있으므로 7일 간 자가 격리를 권한다"고 전했다.
또한 동료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갑작스럽게 후각이나 미각이 둔화된 환자들을 치료할 때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개인 보호장비를 갖추라"고 조언했다.
홉킨스 박사는 영국에서 이비인후과 의사 2명이 진료 중 감염돼 중태이고,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도 이비인후과와 안과 의사들이 다수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경고했다.
홉킨스와 쿠마르 박사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000명 중 30%가 주요 증상으로 후각 상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비인후과 학회 또한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으로 코막힘 증상 없이 후각과 미각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증상 없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주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며 비슷한 경고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알레르기나 축농증이 없는데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자가 격리를 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경고가 나왔다.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의 주요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한 마르코 메트라 박사는 "환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환자가 갑자기 미각을 잃은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는 사례가 꽤 있다"고 말했다.
독일 본대학의 감염병학자인 헨드리크 쉬트렉 박사가 코로나19 환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100명 이상의 환자 중 3분의 2 이상이 며칠 동안 후각과 미각 둔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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