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별 내부 지침 마련해 환자 대응...환자도 거짓 진술시 과태료 부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기고 서울백병원에서 진료를 받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구와 경북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의 타 지역 진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의료계 및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 청도 감염병특별관리지역 거주자나 방문자라라고 하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기증상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없을 경우 의료기관은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
다만 병원에 내원해 입구에서 문진표를 작성할 때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서 왔다는 사실을 표시해 병원 측에 해당 지역 거주나 방문 사실을 알려야 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지난 9일 입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0.03.09 dlsgur9757@newspim.com |
◆ 병원마다 내부 지침 마련...증상 없으면 출입 문제없어
정부가 대구와 경북 지역 환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전화상담 및 처방을 허용하면서, 병원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반복적인 약제의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경우 대면진료보다는 전화상담과 처방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대구와 경북 지역 예약환자 중 단순 처방만이 필요한 경우, 예약일 전날 문자를 전송해 전화상담으로 유도하고 있다.
다만, 만성질환자가 아닌 대면진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는 우선적으로는 진료 일정 조정이나 연기를 권유하고 진료가 필요하다면 내원 전 문진표 작성과 발열 체크를 통해 유증상자를 선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지역 환자라고 해서 외래를 못 보거나 그런 일은 없다"며 "다만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내원 전에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과 증상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와 경북에서 온 환자에게서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이 나타날 경우는 유증상자로 보고 선별진료소로 안내한다.
이후 선별진료소에서의 조치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따른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 코로나19로 의심될 경우는 검사를 실시하고 감염 여부를 보는 것이다.
확진자가 발생해 전체 직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했던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대구와 경북지역 환자에 대한 내부 지침을 정하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병원을 방문하는 대구와 경북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다.
문진표 상 중국이나 코로나19 유행국가 방문 이력과 확진자를 접촉한 이력이 없고, 체온이 37.5도 이상이라면 병원에 입장에 문제가 없다.
다만 호흡기증상이 발생하더라도 코로나19와의 관련이 없다고 보일 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경우 별도의 안심외래를 통한 진료가 가능하다.
◆ 환자도 정확한 사실 진술 필요...거짓 진술 시 과태료 부과
대구와 경북에서 온 환자도 문진표 작성 시 해당 지역 거주사실을 병원측에 정확히 알려야 한다.
의료법과 코로나19 지침 상 대구와 경북 지역의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는 없다. 다만, 거주지와 상관 없이 증상이 있다면 병원 측의 안내에 따라 선별진료소로 갈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서 의료인에 정확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정부는 대구와 경북 지역 환자들이 타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구·경북지역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과 거짓말하는 환자에 강력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대구에서 온 환자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필요 이상의 조치를 하는 병원에 대해 행정력을 동원해 그런 조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명백한 접촉자가 아닌데 대구경북 지역 환자를 감염자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서울백병원 내원 환자도 대구 거주사실을 알렸다면 병원 폐쇄 조치를 않고도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재난 시 의료인에게 정확한 사실을 진술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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