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지리한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사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재판 과정마저도 다르게 해석했다.
메디톡스는 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ITC 소속 변호사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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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는 "ITC 소속 변호사 의견은 재판부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재판 과정에서 나온 내용만으로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명백히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이어 "메디톡스의 의견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에볼루스는 더 이상 미국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에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균주 소유권, 침해사실, 산업 피해 주장 중 어느 하나 제대로 증명된 바 없다"라며 "ITC 재판 과정에서 DNA 증거를 확인한 결과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로부터 보수를 받은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해 균주 유래에 대해 주장했지만, 전문가 분석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라며 "(메디톡스가 언급한) ITC 소속 변호사는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며 법적 구속력이 없어 원고, 피고가 주장하는 의견 이상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소송 자체가 기각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TC 소송 성립 요건 중 하나는 현존하는 미국 산업에 적법한 피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메디톡스의 이노톡스는 아직 임상단계에 불과해 ITC가 관할권상 표준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이 소송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 국경을 넘어선 두 회사의 법정 공방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두고 벌이는 법정 공방의 발단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자사 실험실용의 균주를 도용한 제품이라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전직 지원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품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경기도 용인 마구간 토양에서 발견된 보툴리눔 톡신 균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면서 메디톡스의 균주와 출처가 다르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대웅제약의 주장에 따르면 나보타는 무성생식을 위해 포주를 형성하고, 메디톡스 실험실용 균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
양사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2017년 6월 메디톡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같은 내용으로 2017년 10월에는 국내 법원에도 소송을 제기하자, 미국 법원은 한국 소송 절차가 해결될 때까지 소송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메디톡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파트너사 앨러간과 지난해 2월 ITC에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양사가 국경을 넘나들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지속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 진출 상황을 보면 대웅제약이 한참 앞서있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2013년 앨러간에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이노톡스를 기술이전해 2022년 판매 허가 승인을 목표로 미국 및 유럽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중국에서도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2018년 메디톡신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대웅제약 나보타는 지난해 5월 미국에 출시한 이후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 51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약 80개국에서 판매계약체결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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