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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담넘기] "밥만 먹고 살 순 없다"...강소펀드 오남훈의 이머징 공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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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펀드 3년 수익률 톱..."작지만 강하다"
안정적인 선진국 묻어가지 않고 이머징 성장주 도전
"투자기업, 최소 분기 업데이트...큰 그림만 보지마"

[편집자] 매일 밥만 먹고도 살 수는 있다. 하지만 더 맛난 음식이 있는데 굳이 밥만 고집할 이유도 없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은 없지만 기회가 생겼는데 굳이 가지 않을 이유도 없다. 해외투자 역시 마찬가지.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지는 나라에서 도토리 키재기만 하지 말고 조금만 눈을 돌려보자. 왠지 멀게만 느껴지던 해외기업들이 보인다. 이에 해외투자 고수들이 전하는 전략과 노하우를 통해 막막하기만 했던 해외투자의 담을 조금씩 깨보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요즘 해외주식형 펀드 중 눈에 띄는 펀드는 어떤 게 있을까. 미국 중심의 글로벌 1등주 콘셉트,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 위주의 투자전략을 갖는 여러 펀드 가운데 발군의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가 있다. 마이다스 아시아리더스성장형. 중국과 일본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이 펀드의 3년 수익률은 37.59%(2월1일 기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다.

벤치마크(MSCI Asia USD Index) 대비로도 2배가량 우수하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수익률을 내는 이른바 '작지만 강한' 펀드를 운용중인 오남훈(사진) 마이다스에셋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을 만나 그만의 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의 보다 안정적인 초대형주에 묻어가는 대신 이머징 성장주를 통한 차별화를 택했다. 위험도는 다소 높을 수 있지만 기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꿰뚫어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오남훈(43) 본부장은 대우증권 테크담당 애널리스트를 거쳐 지난 2007년 마이다스에셋에 합류해 펀드매니저로 활동중이다.

 


◆ "종목 발굴 위해 두 달에 한 번 중국·일본 출장"

Q. 아시아리더스성장주펀드, 어떤 펀드인가.
A. 한·중·일 3국과 아세안 성장주에 투자한다. 기업 사이즈와 무관하게 종목을 발굴한다. 장기 관점에서 투자를 하니 중형주도 꽤 담았다. 종목 발굴을 위해 현지 탐방을 가고, 직접 살펴본 기업만 선별해서 담는다. 중국이나 일본 출장은 두 달에 한 번 정도 간다. 한 번 갈 때 소규모 컨퍼런스 등을 통해 여러 기업을 한번에 살핀다. 컨퍼런스콜도 수시로 한다. 일단 투자한 기업에 대해선 최소 6개월 이상 유지한다.

Q. 펀드 내 국가별, 업종별 비중은.
A. 국가별 비중은 중국 40%대, 일본 30%대, 대만과 한국을 합쳐 20% 수준이다. 규모는 작지만 인도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도 일부 있다. 업종별로는 IT가 절반가량 차지한다. 아무래도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5G, 전기차, AI 등을 기반으로 한 공급 쪽 변화가 크다 보니 그렇다. 소비재, 미디어 등은 각각 10%대다. 이 외에 금융, 헬스케어, 소재도 있다.

Q. 펀드 내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A. 대만의 TSMC, 일본의 무라타 MFG와 호야, 중국의 텐센트와 알리바바, 리닝 등의 비중이 높다. 주로 테크와 소비재다. 소재, 산업재, 금융 등 전통산업도 있다. 중국의 경우 의외로 괜찮은 금융주들이 있다. 한국의 신한은행이랄까. 성장성 높고 관리가 잘되는 민영은행들도 있다. 단 아무리 좋아도 한 종목이 5% 이내다. 펀드 내 총 투자종목 수는 70~80개 정도다.

Q. 일본 비중이 생각보다 꽤 높은데.
A. 일본 기업들 시총이 의외로 크다. 요즘 반일 정서가 안타깝긴 하지만 일본의 테크나 기계, 게임 쪽에 좋은 기업이 많은 게 사실이다. 닌텐도, 캡콤, 반다이 등도 좋다. 일본에는 코어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 상당수 있다.

Q. 아세안 쪽 종목 발굴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아세안은 싱가포르 현지법인에서 대부분 커버한다. 그나마 아세안 쪽에선 성숙국가로 꼽히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대상이다. 이들 나라 중에는 주변국인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투자하고 수출하는 기업이 많다. 다만 우리의 삼성전자나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이 그곳엔 아직 없어 아쉽다. 여전히 OEM이나 농산물 매출 등이 많다. 상장이 안 된 곳도 많아 투자 건수나 규모가 아직은 미미하다.

Q. 펀드 내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은.
A. 중국 '리닝'이다. 중국의 나이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 투자해 1년 만에 200% 수익률이 났다. 한때 4%에 육박하던 비중은 현재 1% 초반까지 줄였다. 중국의 '이하이 국제'도 성장성 높은 기업 중 하나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훠거 소스를 납품하는 기업인데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한다. 13억 인구다 보니 이런 제품 하나로도 그 정도 매출이 가능하다.

 


◆ "알려진 미국 주식에 묻어가기보단..."

Q. 미국 등 선진국을 담는 펀드는 없던데. 한·중·일과 아세안을 타깃으로 한 이유는.
A. 미국이 좋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다. 다만 한·중과 아세안 쪽은 한자문화권에 속해 가치나 생각을 공유하는 데 있어 접점이 많다. 당연히 투자와 분석에도 유리하다. 알려진 미국 주식에 묻어가기보단 플러스 알파가 가능한 차별화를 택했다.

Q. 중소형주도 꽤 사는 것 같다. 중국이나 아세안 쪽은 그런 기업들에 대한 분석이 어렵지 않나.
A. 물론 한계도 있다. 그럴 경우 현지 중국 증권사 리서치의 도움을 받는다. 한국은 리서치나 세일즈 인력을 줄이고 있지만 중국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은 분석과 서칭 능력도 좋아졌다. 아세안 역시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재정 건전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환율 등 통화 안정성도 높아졌다. 국내 리서치들 역시 해외기업 보고서의 질이 차츰 높아지고 있고, 데이터베이스도 꾸준히 쌓여가는 단계다. 어닝 시즌을 여러 번 거치면서 국내 리서치와 세일즈 쪽 감이 좋아지고 있다.

Q. 해외기업 발굴에 대한 좀 디테일한 프로세스를 말해 달라.
A. 일단 다양한 성장 테마를 분류한 뒤 그룹 내 종목별로 정리된 DB 내에서 B(business model), A(assumption), S(strategy), M(management)을 분석한다. 즉 해당 기업이 돈을 어떻게 버는지, 회사의 경쟁력과 환경 등에 대한 통합적인 분석이다. 향후 비즈니스에 대한 다양한 가정하에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낼지도 추정해 본다. 또 회사의 전략과 실행 가능성, 경영진 분석도 중요하다. 이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종목을 산다. 위에서 말한 4가지가 모두 맞다면 사실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밸류에이션보다는 실적 상향 가능성이 중요하다.

 


◆ "좋은 펀드? 같은 매니저나 팀이 3~5년 꾸준한 수익을 내는 펀드"

Q. 해외주식 직구자들이 늘고 있다. 조언을 한다면.
A. 투자했거나 예정인 기업에 대한 업데이트를 최소 분기 단위로는 해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이 막연하게 큰 그림만 보고 들어가는 것이다. 실현되지 않는 그림(계획)도 종종 생긴다. 투자 기간이 아주 오래 이어질 수도 있다. 낙관론으로 종목을 장기보유하는 건 개인에겐 특히 위험하다.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인이나 리서치 도움은 필수다.

Q. 잘 모르는 해외투자, 반드시 해야 하나. 과거 아픈 기억도 있는데.
A. 자금이 많을수록 다변화가 필요하다. 음식점 가서 매일 한두 가지 반찬만 먹을 순 없지 않나. 이것저것 먹어봐야 비교도 가능하고 행복해진다. 보다 나은 기회가 있는데 굳이 국내에만 머물 이유는 없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은 좋지만 계속 좋을 순 없을 것이다. 중국의 메모리 수율이 우리와 대등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게 테슬라인데 국내엔 그런 기업이 없다. 리스크나 기회는 분산이 필수다.

Q. 해외펀드 고르는 요령은.
A. 본인 투자성향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안정적 배당인지, 고위험을 감수한 성장성인지 등이다.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배분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같은 매니저 혹은 팀이 3~5년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 신생 펀드인데 단기 수익률이 지나치게 좋다면 경계하라. 지금 뜨거운 펀드가 가장 위험하다.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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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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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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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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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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