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점유율 방어 전략"...가맹점주 "거래상 지위 남용...매출 감소 우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배달의민족(배민)이 치킨 프랜차이즈 처갓집양념치킨과 손잡고 '배민온리' 프로모션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서 불공정거래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배민온리 도입은 지난해 '플랫폼 경쟁 제한' 논란으로 교촌치킨 단독 입점이 무산된 지 8개월여 만이다. 하지만 처갓집 가맹점주협의회가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플랫폼 경쟁 제한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배민, 처갓집과 배민온리 재시동...가맹점주들, 공정위 신고
2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9일 처갓집양념치킨 가맹본부 한국일오삼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민온리 프로모션을 시작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배민온리의 핵심은 배민 앱에만 입점하는 조건으로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고 프로모션·노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프로모션에 참여한 가맹점은 기존 7.8%였던 중개수수료를 절반 수준인 3.5%까지 낮춰 적용받는다. 그 대신 쿠팡이츠, 요기요 등 경쟁 배달앱에서의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모델이다.

배민은 지난해 6월 교촌치킨과 배민온리 프로모션 도입을 추진했다가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으로 무산됐다. 이후 8개월여 만인 이달 처갓집과 협력해 배민온리 재가동에 나섰다. 현재 전국 1200개 처갓집 가맹점의 90% 수준인 110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 측은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상생 모델이라는 입장이다. 수수료 인하가 가맹점주들의 실질적 손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배민과 처갓집 측의 기대다. 음식값 약 2만8000원 기준으로 수수료가 4.3%포인트(p) 인하되면 주문 한 건당 약 1200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계산이다.
배민 관계자는 "가맹점의 선택에 따라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며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맹점주 단체인 처갓집 가맹점협의회는 배민이 1위 사업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형식상 선택이나 실질적으로는 강제'에 가까운 전속거래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20일 배민과 가맹본부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프로모션에 불참할 경우 앱 내 노출 제한 등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커 사실상 거부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맹본부에 대해서도 "유리한 조건만 강조하고 복잡한 정산 구조와 배민 지원금의 실체를 정확히 안내하지 않아 점주들을 특정 플랫폼에 묶이게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가맹점주의 경영 자율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배달앱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플랫폼 간 경쟁은 가맹점 수수료와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는데, 단독 입점 모델이 확산될 경우 경쟁 채널이 줄어들 수 있다.
쿠팡이츠 점유율이 높은 상권의 가맹점주들은 배민온리 가입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처갓집가맹점주 측은 "현재 쿠팡이츠 비중이 컸던 일부 매장은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든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앱 '공정 경쟁 제한' 우려도
업계에서는 배민온리가 점유율 방어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수수료 경쟁력이 중요해지자 단독 입점 인센티브를 통해 가맹점을 묶어두려는 시도라는 시각이다.
배민은 2010년 배달앱 시장에 국내 최초로 진출한 이후 한대 8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에는 50% 초중반대로 낮아졌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와의 격차도 좁혀지는 추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배민의 월 활성사용자(MAU)는 2254만 명, 쿠팡이츠의 MAU는 1242만 명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양사 간 MAU 격차가 1228만 명이었는데, 12월에는 1012만 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 한해서는 이미 쿠팡이츠가 배민을 앞지른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를 무기로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간 배민 이용자 수는 약 2% 증가에 그쳤으나, 쿠팡이츠는 120% 이상 급증했다. 배민 입장에서는 자사 플랫폼에만 상품을 공급하는 '독점적 락인(Lock-in) 효과' 없이는 현재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과 수수료 경쟁력이 중요해지자, 배민이 가맹점을 묶어두는 전략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다만 이것이 플랫폼 생태계의 건전한 경쟁을 저해하는지가 공정거래법 저촉의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처갓집 가맹협의회를 대리하는 YK 측은 "배민과 가맹본부(한국일오삼)가 체결한 업무협약(MOU) 과정에서 나타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배타조건부 거래, 기만적인 수수료 정산 방식 등 불공정거래 정황이 포착돼 공정위에 신고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독점적 사업자가 배타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모든 피해를 가맹점주가 떠안는 불공정 행태가 근절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타조건부 거래는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도 이달 중 공정위 신고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배민은 배민온리 프로모션 참여 이후에도 언제든 미참여로 전환할 수 있으며, 참여하지 않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애플리케이션(앱) 내 노출 등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고 반박했다.
배민 관계자는 "해당 프로모션은 가맹점주의 자발적 선택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며 "현재와 같이 경쟁이 치열한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특정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맹본부에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경영 자율권 침해 논란에 선을 그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