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두산·대한항공 발행...투자심리 회복
SKT LGU+ 현대제철 호텔롯데 등 10년이상 만기 발행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새해 회사채시장이 날씨처럼 푸근하다. 천덕꾸러기 취급 받던 BBB등급 대한항공과 ㈜두산이 발행에 성공하고, 우량기업들은 만기 10년 이상의 초장기채권을 잇따라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우려가 완화되고,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난데다 연초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시작된 효과라고 분석했다.
28일 회사채시장에 따르면 ㈜두산은 BBB+(부정적) 등급임에도 지난 21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초 2년 만기 회사채 400억원 어치를 발행하려했으나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7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에 두산은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BBB+등급인 대한항공 역시 2년물 400억원 예정에 500억원, 3년물 600억원 예정에 710억원의 주문이 각각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나 발행 예정 금액에 수요가 미달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새해엔 성공한 것.
대한항공의 이번 발행 성공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발행 금리는 발행일(2월3일) 전날의 개별민평 금리에 각각 25bp(2년물), 30bp(3년물)을 더한 수준으로 정해진다. 지난 17일 대한항공 개별민평금리가 2년물 3.213%, 3년물 3.617%였음을 감안하면 발행금리는 각각 3.46%, 3.91% 정도로 예상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달 전까지 A등급 이하 BBB등급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등급 내에서도 온도 차가 컸던 것과 사뭇 다르다"면서 "무엇보다 경기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기업별로 되살아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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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NH투자증권] |
한편, 새해들어 만기 10년 이상인 초장기 회사채도 잇따라 발행에 성공했다. AAA등급인 SK텔레콤이 지난 14일 총 4200억원 어치를 발행하며 10년물과 20년물을 각각 500억원, 700억원으로 구성했다.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1700억원, 1300억원. 뒤이어 같은 통신업계인 LG유플러스(AA0)도 20일에 10년물 500억원, 15년물 700억원 등 총 4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3년물 1600억원, 5년물 1200억원).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제철(AA0)도 22일에 3년물 2500억원, 5년물 1600억원, 7년물 1000억원과 함께 10년물 4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SK E&S(AA+)와 호텔롯데(AA0) 역시 10년물로 각각 1100억원, 1000억원을 조달한다. SK E&S는 3년, 5년, 7년물 등으로 총 3800억원, 호텔롯데는 3년, 5년, 10년물 등으로 총 4000억원 어치를 각각 발행할 예정이다.
특히, 호텔롯데인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의 타계에도 불구하고 발행예정금액에 6~10배 가까운 수요가 몰리고, 결정금리도 -4~-15bp로 결정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 구간 회사채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발행금리도 만기가 길수록 낮게 결정되고 있다"며 "금리매력도를 바탕으로 장기 회사채 발행이 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구조가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