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 윤근창 대표, 체질 개편 후 실적 고공 행진
형지 최혜원·한세드림 김지원 대표...'온라인' 한 목소리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패션업계의 오너 2세가 패션가를 주름잡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서며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오너 2세가 창업주를 뛰어넘는 경영 능력을 발휘할지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연간 실적 3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이다.
휠라코리아 윤근창 대표이사 [사진=휠라코리아] |
◆ 휠라코리아, 2019년 사상 최대 실적 '기대'
휠라코리아는 2018년 2조9546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아쉽게 3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기준 2조6609억원, 영업이익 3856억원을 달성하며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 때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휠라코리아가 반등에 나선 것은 2017년부터다. 2015년 당시 휠라코리아의 매출 규모는 8158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31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주변의 우려를 받았다.
윤윤수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사장이 휠라코리아에 합류한 것은 2015년 하반기. 그는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 제품 디자인부터 판매 채널까지 모두 바꿨다.
홀세일(도매) 본부를 만든 휠라코리아는 가격을 낮추고 스포츠 브랜드로 인식되던 휠라를 젊은 층이 찾는 신선한 브랜드로 변화시켰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매출도 빠르게 늘어간 것.
실제 휠라코리아 매출은 2016년 9671억원에서 이듬해 2017년 2조5303억원, 2018년 2조9546억으로 급등했다. 영업이익 또한 2017년 217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이어 2018년 3571억원을 기록, 지난해에는 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최혜원 형지I&C 대표이사 전무[사진=패션그룹형지] |
◆ 유리천장 뚫은 오너 2세 최혜원·김지원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형지I&C 대표는 체질 개선작업이 한창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9월 여성복 브랜드 스테파넬 부문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스테파넬 부문은 로열티를 지급하는 유일한 라이센스 브랜드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스테파넬 부문 매출은 18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7.4% 규모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적자사업으로 지목돼왔다.
이에 최 대표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온라인 부문을 강화, 신규 진영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은 전체 매출의 20%를 넘으며 순항 중이다. 이를 위해 쇼핑몰과 전용 앱 개발한 후 이를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또 남성복 셔츠 브랜드 예작을 통해 맞춤복 사업에도 도전한다. 형지 측은 "기존 기성복을 입던 남성 고객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가 늘고 있어 맞춤복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매장 내에는 의류 이외 F&B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신임 대표. [사진=한세엠케이] 2019.12.18 hj0308@newspim.com |
세 자녀 모두를 대표직에 앉히며 2세 경영 체제를 마무리한 업체도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해 말 김동녕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씨를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 대표로 선임했다.
앞서 김 회장의 장남 김석환 한세예스24 대표와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도 초고속 승진하며 출판, 패션ODM, 패션브랜드 등 주력 사업군 대표를 삼남매가 각각 맡게됐다.
이번에 선임된 김지원 한세엠케이, 한세드림 대표는 한세예스24홀딩스 자회사인 예스24를 거쳐 한세엠케이, 한세드림에서 총괄 임원을 역임했다. 그는 특히 유아동복 브랜드 시장 확대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아동복 모이몰른을 운영하는 한세드림은 2017년 창사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2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을 달성했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는 김 신임대표 체제 하에 본격적인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디지털 경쟁력 확보 전략을 펼친다. 앞서 도입한 RFID 시스템을 비롯해 ERP, CRM 구축에도 힘을 쏟는 등 첨단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들의 경우 가족경영을 이어가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오너 경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좀 더 엄격한 잣대로 경영 능력을 평가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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