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7개월 전부터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살을 지시했다고 미국 NBC 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 뉴스는 5명의 전·현직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7개월 전 이란의 공격이 미국인의 사망으로 이어질 경우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를 사살하는 구체적인 작전에 최종 서명을 하는 조건으로 이 같은 지시가 지난 6월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NBC 뉴스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살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가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감행한 로켓포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때부터 옵션으로 떠올랐다. 당시 공격에서는 미국인 민간 건설업자 한 명이 사망하고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 4명이 다쳤다.
다만 NBC 뉴스는 이 같은 시점이 지난 3일 솔레이마니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살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솔레이마니가 미국을 겨냥해 임박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를 막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대통령에게 제시된 옵션은 많았다"면서 "보좌진이 이란의 공격에 대한 잠재적 대응으로 솔레이마니 사살을 목록에 올린 것은 얼마 전의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사진=로이 뉴스핌] |
소식통들은 지난해 6월 이란 측이 미국의 무인기(드론)를 격추한 후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레이마니 사살을 촉구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인을 죽이는 경우에만 이 같은 절차를 밟겠다며 볼턴 전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요청을 거절했다.
NBC 뉴스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 관료들은 수년간 솔레이마니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취임한 직후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수장이었던 폼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위협과 관련해 솔레이마니에 대해 대통령이 더 적극적인 접근을 고려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솔레이마니의 사살이 지난 2017년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른 관료들과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가 안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거론됐다고 귀띔했다. 다만 전직 정부 고위 관료는 솔레이마니 사살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에서 가능한 한 요소로 논의됐지만 당장 채택할 수단으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이란에 강경한 볼턴 전 보좌관으로 교체된 지난 2018년 4월경에는 솔레이마니 사살 계획이 더욱 진지해졌다.
지난 2007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쿠드스군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4년 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솔레이마니와 세 명의 쿠드스군 지도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 4월 볼턴 전 보좌관은 이란 혁명수비대 전체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란도 미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