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전격 단행
한동훈·박찬호·이두봉 등 대검 지휘라인 전부 일선청 발령
윤석열 총장, 우선 사퇴 등 거취표명 없이 수사 이어갈 듯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대검찰청 지휘라인이 모조리 일선 검찰청으로 한직 발령나는 등 사실상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의 손발을 자르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전격 단행되면서 윤 총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선 일단 윤 총장이 사의 표명 등 별다른 움직임 없이 진행 중인 수사를 이어간다는 데 무게가 쏠린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회동을 위해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2020.01.07 dlsgur9757@newspim.com |
9일 법무무는 전날 대검 검사급 검사 32명에 대한 신규 보임과 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주요 사건 지휘부의 교체다.
우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최근 마무리 짓고 삼성그룹 승계 관련 의혹과 유재수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48·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됐다.
또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을 지휘하고 있는 박찬호(55·26기)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에 보임됐다.
두 사람 외에 강남일(50·23기) 대검 차장을 비롯한 나머지 대검 부장 5명 역시 전부 일선 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보스' 기질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윤 총장이 이같은 인사에 반발해 사퇴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부 흘러나왔다. 특히 법무부가 인사를 단행하면서 윤 총장과의 의견 조율을 거치지 않아 윤 총장을 비롯한 검찰 지휘부의 반발이 거셀 것이란 전망은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윤 총장은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는 법무부 측 요청에 "법과 절차에 따라 검찰이 먼저 인사안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맞서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대면 협의 제안도 거절한 바 있다.
법무부와 대검이 인사 발표 당일 간부 인사 결정 과정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실시간으로 언론에 반박하며 진실공방을 벌이는 모습도 벌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추미애 장관은 결국 이날 오후 4시께 정부과천청사를 떠나 청와대로 향했고 검찰 인사안을 대통령에게 제청,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이에 검찰 인사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윤 총장이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 윤 총장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고위간부 인사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총장은 일단 사퇴 등 별다른 거취 표명 없이 기존에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한 지휘체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등 정권 수뇌부를 겨냥한 수사로 검찰이 정권과 잇따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사퇴할 경우 오히려 수사에 더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추 장관이 취임 직후 검찰 인사권을 이용해 조직 장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물러날 경우 검찰 조직이 더욱 녹록치 않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도 자리를 지키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이고 동부지검에서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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