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필리핀이 정부 고위 비평가의 구금과 관련 필리핀 관료들의 미국 입국 금지 제재를 가한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 상원의원 2명의 입국을 불허하는 한편 미국인들의 필리핀 입국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레이라 데 리마 필리핀 상원의원의 구금과 관련된 필리핀 관료들의 미국 입국이 거절된다면 미국인들의 비자 발급에 제한을 두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두테르테 대통령은 데 리마 의원의 석방을 요구한 필리핀 관료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미국의 딕 더빈, 패트릭 레히 상원의원의 필리핀 입국을 거부하는 명령을 내렸다.
앞서 미국 의회는 데 리마 의원의 구금과 관련이 있는 모든 필리핀 관료들을 제재하는 조항을 담은 2020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리마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진한 마약과의 전쟁에 따른 대량 학살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주도하다 2017년 체포됐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은 "미국이 주권국가인 우리의 일에 계속 간섭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필리핀은 미국인들에 30일 간의 무비자 입국을 허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1~9월 필리핀을 방문한 미국인은 79만2000명으로 외국인 입국자의 13%에 해당한다.
필리핀은 미국의 전통 우방 국가이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의 위선적인 태도와 간섭에 대한 경멸을 감추지 않아 종종 외교적 갈등을 빚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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