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배려로 공급해준다는데 안먹는게 나을 정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 당국이 평양 시민들에게 특별공급하는 기초식품의 맛과 품질이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평양의 한 주민은 22일 RFA에 "평양시 각 구역 식료상점에서는 평양 거주 시민들에게 된장, 간장 등 기초식품을 공급해주고 있다"며 "매달 하순에는 국가에서 발급한 식품카드로 평양 주민들은 식료상점에 가서 기초식품을 국정가격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소식통은 "세대별 식구 일인당 200g씩 공급되는 된장, 간장 등이 전보다 맛도 떨어지고 품질도 조악해 주민들은 '이게 된장인지 모주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하며 식품 구매를 거부하고 있다"며 "당의 특별 배려로 공급해준다는 기초식품 품질이 점점 나빠지더니 이제는 차라리 먹지 않는 게 나을 정도로 형편없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기초식품들은 평양기초식품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공장에서는 주민 공급용 된장·간장의 경우 옥수수를 주원료로, 시장 판매용은 콩과 쌀을 주된 원료로 생산하며 품질을 차별화하고 있다.
소식통은 "지금 광복백화점이나 시장에 나가보면 다양한 품종의 메주장, 고추장이 맛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식품생산지가 평양기초식품공장으로 같은데 왜 주민공급용은 품질이 형편없느냐며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기초식품공장이 새롭게 가동되고 있지만 생산원료는 옥수수나 중국에서 수입한 알곡에 의존하고 있다"며 "주민공급용 식품은 품질을 생각하지 않고 계획량 채우기에 급급하고 대신 시장판매용은 최고의 맛과 품질을 보장해 비싼 가격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